속도 내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1위 후보는?

입력 2020.03.17 08:47

기존 약 활용… 글로벌 임상 56건
메르스에 효과 '렘데시비르' 주목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에 가능성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료제나 백신이 나와야 감염병 종식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3월 11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약물 임상시험은 56건이다. 이 중 치료제 임상시험은 53건, 백신 임상시험은 3건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가 쉬운 RNA바이러스라,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백신보다는 치료제 개발 확률이 높다는 것. 치료제도 신약을 개발하기보다는 현재 다른 질병에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 또는 개발 중인 약물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약은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9건,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중이었던 '렘데시비르' 6건, 전 소련에서 개발한 독감 치료제 '아비돌' 5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2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약이 렘데시비르다. 이 약은 바이러스 RNA에 결합해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지며, 미국 길리어드에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이다. 지난 1월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투여했더니 하루 만에 호전된 사례가 보고되면서 떠오른 약이다. 현재 미국·중국·한국·싱가포르 등에서 총 6건의 임상시험이 열렸으며 4월 초에 첫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방지환 센터장(서울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은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한 계열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였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며 "가장 기대해볼 만한 약"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료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좋을 것 같지 않아, 임상시험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방 센터장은 말했다. 미국 환자의 사례처럼, 약 투여 후 하루 만에 열이 떨어지는 등 호전되는 사례가 여럿 나왔다면, 이른 시기에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환자에게 투여를 시작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다. 방 센터장은 "충분한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거쳐 대상자·용량 등의 효과를 확인한 다음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지난 1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처음 국내 환자에게 투여했다. 국내에서는 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한 건은 미국국립보건원 주도로 미국·싱가포르와 함께 한국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진행 중이며 국내 환자 100명에게 투여한다. 다른 두 건은 미국 길리어드 제약사가 주도하는 임상시험으로 국립중앙의료원·경북대병원·서울의료원에서 진행하며 국내에서는 75명의 중증 환자 그룹과 120명의 증등도 환자 그룹이 참여한다.

한편, 일본의 독감 치료제 아비간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아비간은 시험관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 약을 사용했던 중국에서 데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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