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는 단순히 '노화' 때문만은 아니다. '병'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노쇠를 부르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우울증이다. 노인 우울증은 우울하다는 정서적인 호소보다는 신체질환을 의심하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두통 등의 여러 신체 증상을 호소하고,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이 동반된다. 노인 우울증 환자는 신체 증상에 대한 검사만 시행하고 특이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순히 건강 염려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흔하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노인에서는 심부전이나 암도 노쇠로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심방세동 등 심부전 위험 요인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심부전이 노쇠의 원인일 수 있고, 심부전이 잘 조절되면 증상이 개선된다. 또한 지난 1년간 5㎏ 이상의 의미 있는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암이 동반돼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노쇠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은 노인 환자 중에는 소화기계 악성종양(위암, 췌장암, 대장암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내분비계 질환으로는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병 등이 노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호흡기계 질환으로는 만성폐질환(폐기종, 만성기관지염)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우울증, 심부전, 암, 내분비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에 의한 노쇠를 '이차성 노쇠'라고 한다. 노쇠라고 진단하기 전에는 신체질환이나 정신질환에 의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원인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면 노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