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도 앓았던 '이 증상'… 집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고?

입력 2024.04.02 22:30
쓰레기
쓰레기로 가득찬 해당 집에서 살고 있는 집주인은 ‘저장 강박증’을 앓고 있다./사진=SBS ‘세상에 이런일이’ 캡처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은 과거 5층짜리 저택에서 살면서 겨우 방 두 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에겐 비정상적으로 의미 없는 물건을 사 모으고 보관하는 ‘저장 강박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수집하는 ‘저장 강박증’이 심해지면 집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저장강박증은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는 증상을 말한다. 저장 강박증 환자는 절약이나 취미로 물건을 수집하는 게 아닌 광적으로 물건 수집하고 보관에 집착한다. 물건을 모으지 못하면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까지 느낀다. 정작 쌓아둔 물건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주변 위생이 엉망이 될 수 있다. 심하면 호흡기 감염, 피부 질환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의 증상을 병으로 여기지 않을뿐더러, 물건을 치우려는 주변인에게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한다. 젊은 층보다 노인층에게 저장 강박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저장강박증은 뇌 전두엽에 문제가 발생해 의사 결정과 계획 세우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실제 저장강박증 환자의 뇌를 분석한 결과, 보상과 관련한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전두엽에서 뇌 기저핵으로 연결되는 회로가 과활성화 돼 있었다. 뇌가 사용할 수 없는 쓰레기와 물건을 구분하지 못할뿐더러, ▲우유부단 ▲회피 ▲꾸물거림 ▲대인관계의 어려움 ▲산만함 등의 특징도 동시에 나타난다. 또 치매나 기질성 뇌 손상,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 증상 일환으로 저장강박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냉장고에 쌓아두는 행위도 저장 강박에 포함되며, 최근에는 컴퓨터에 있는 메일과 사진을 정리하지 않고 쌓아 두는 ‘디지털 저장 강박증’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저장강박증은 병의 경계가 모호하고 스스로가 증상을 깨닫는 데까지 시간이 걸려 다른 강박장애에 비해 치료가 어렵다. 쓰레기를 치워도 금방 새로운 물건들과 쓰레기가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저장 강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증상이 심해져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힘들더라도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주변 정신과를 찾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저장강박증은 인지행동치료로 먼저 교정하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를 함께 사용한다. SSRI는 강박증을 치료하는 주요 항우울·항불안 약물이다. 대뇌 안쪽으로 전류를 흘려보내 뇌세포의 활성을 돕는 심부 뇌 자극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