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수술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수술실', 감염 줄이고 안전성 높여

입력 2019.04.22 09:55

주목! 이 병원_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혈관 수술 도중 실시간으로 혈류 확인 가능
병변 여러 곳 있으면 협진, 수술 횟수 줄여
첨단 장비·수술대, 수원시 병원 중 첫 도입
"하이브리드팀, 심뇌혈관 치료의 중심될 것"

최근 고혈압·고지혈증·비만·당뇨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동맥경화·동맥류 같은 혈관질환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혈관질환은 혈관이 길고 복잡해, 시술 중 수술이 필요할 때가 있다. 혈관의 특정 부위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뇌·다리·복부 등 여러 곳에 병변이 있는 환자도 있다. 이때 유용하게 쓰이는 게 '하이브리드 수술실'이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지난 3월 수원시 병원 최초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열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지난 3월 수원에서 최초로, 혈관 내 시술·수술 두 가지 모두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열였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지난 3월 수원에서 최초로, 혈관 내 시술·수술 두 가지 모두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열였다. 왼쪽부터 혈관이식외과 원용성 교수, 신경외과 성재훈 교수, 심장혈관외과 조민섭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혈관 내 시술·수술 동시에 가능, 수술 도중 혈류 확인도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혈관 내 시술과 수술 치료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상황에 따라 전기나 휘발유 등 두 종류 이상의 동력원을 번갈아가며 사용해 효율을 높이는 것과 비슷하다. 뇌동맥류·복부대동맥류부터 동맥경화 등 광범위한 혈관질환에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쓰인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쓰이는 시술은 2㎜ 이하의 가는 관인 카테터를 혈관에 삽입해 조영제를 주사, 혈관을 관찰하는 혈관조영술이 대표적이다. 혈관 협착·폐쇄를 효과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방사선을 이용해 조영제가 투여된 혈관을 보며, 일반적으로 수술실이 아닌 혈관조영실에서 진행한다.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성재훈 교수는 "혈관은 직선이 아닌데다, 멀리 있거나 좁으면 카테터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며 "혈관조영실에서는 이렇게 되면 시술이 어려워지지만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곧바로 근처를 작게 절개하는 수술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성재훈 교수는 "일반 공간보다 수술실이 멸균처리가 잘 돼 있어 환자 감염 예방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혈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하이브리드 수술실만의 장점이다. 뇌 속에 있는 동맥 혈관 일부분이 부풀어오르는 뇌동맥류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제거하고 난 뒤, 혈류가 제대로 흐르는 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치료 후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혈류가 가는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치료 도중 조영제를 넣어서 실시간으로 혈류를 확인한다. 성재훈 교수는 "혈관수술 도중 실시간으로 혈류 확인이 가능해, 동맥류를 제거하는 도중 혈류에 문제가 생기는 일을 방지할 수 있어 부작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협진 치료도 긴밀하게

환자에게 병변이 여러 곳에 있어도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유용하게 쓰인다. 성재훈 교수는 "신경외과에서 뇌동맥 시술을 하려고 혈관을 보고 있는데, 심장혈관에 수술 치료가 필요하면 심장혈관외과 의료진을 불러 수술할 수 있다"며 "또한, 하지 동맥이 막혀 있는 경우에는 시술이 가능한 부위와 수술이 가능한 부위가 다른데 이때 여러 의료진이 협진에 시술·수술을 동시에 해 환자가 여러 번 치료를 받는 부담을 줄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시술·수술이 필요할 때 성빈센트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신경외과·심장혈관외과·혈관이식외과·마취과가 팀을 이뤄 유기적으로 협진한다. 신경외과 성재훈 교수를 필두로, 심장혈관외과 조민섭 교수, 혈관이식외과 원용성 교수 등이 하이브리드 수술팀을 이끈다. 성재훈 교수는 "우리 병원 하이브리드 수술팀은 수술방 도입 이전부터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와 여러 곳을 한 번에 치료하는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수원시 최초, 각종 첨단장비 도입

이처럼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장점이 많지만, 모든 병원에 도입된 상태는 아니다. 여러 기계가 필요하고, 일반 수술방의 2배 이상으로 기계가 들어갈 공간이 필요하며, 조영술 때문에 방사선 차폐가 필요해 시공료가 더 든다. 성빈센트병원이 지난 3월 도입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수원에서 유일하다. 첨단 디지털 혈관조영 진단 장비 '아주리온', 혈관조영실에서 사용하는 검사용 침대와 수술실 침대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수술대 '마큇 마그누스(Maquet MAGNUS)'도 갖췄다. 성재훈 교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도입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환자를 위해 병원 차원에서 결단했다"며 "뇌동맥·대동맥·말초동맥은 물론 정맥까지 모두 포함해 심뇌혈관질환 치료의 메카로서 하이브리드팀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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