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5.06.01 14:05

의학드라마를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당장 수술해야겠어”라고 말한 의사가 은색 개수대에서 생각에 잠긴 얼굴로 손을 씻는다. 잠시 후 양손을 가슴팍 정도의 높이로 들어 올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수술방에 들어서면 간호사가 장갑을 끼워준다. 진지하게 드라마에 몰입하다가도 ‘의사들은 왜 매번 저럴까’ 궁금해지는 통에 집중이 흐트러진다.

의사가 장갑을 낀 채 두 손을 들고 있다
의사가 장갑을 낀 채 두 손을 들고 있다
도대체 의사들은 왜 그럴까. 대답은 간단하다. 오염과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사람의 내장을 손으로 만져야 하는 의사 손에 세균 등이 묻어있으면 환자 몸에 바로 들어가 조직 괴사, 심장 마비 같은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 쉽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병원별 감염관리 지침서 등은 감염으로부터 최대한 안전하게 장갑 관리하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을 씻은 후에는 손을 팔보다 높게 들어야 한다고. 그래야 몸이나 팔에 있던 세균, 물, 약물이 밑으로 흘러내려서 씻은 손을 다시 더럽히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체 중앙을 제외한 등, 허리 아래 부분은 ‘오염된 영역(비무균지역)’으로 간주한다는 이유도 있다.

수술대 높이는 보통 허리선 정도이므로 허리 위는 깨끗해야 하는데, 몸에 무엇이 닿고 어디와 부딪히는지를 완벽히 볼 수 있어야 멸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등이 보이게 팔을 드는 이유는 생각보다 시시하다. 팔을 굽혀 손이 위로 가게 해야 하는데, 팔꿈치 관절은 안쪽으로 구부러지므로 팔을 굽히면 자연스럽게 손등이 바깥으로 향한다고. 이제 의사들이 비장하게 양손을 들고 수술방에 들어가는 이유가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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