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 알람 '연속혈당측정기' 보험 적용… 학교선 응급대처 교육

입력 2018.03.30 09:10

[호주 소아당뇨병 관리 살펴보니]

5분마다 혈당 체크해 인슐린 주입, 측정 데이터로 의사와 전화 진료
한국도 보험 확대·인식 개선 필요

호주 시드니에 사는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홀리 하인스가 ‘연속혈당측정 연동 인슐린 펌프(SAP)’를 통해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
호주 시드니에 사는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홀리 하인스가 ‘연속혈당측정 연동 인슐린 펌프(SAP)’를 통해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호주 시드니에 사는 홀리 하인스(14)는 8살 때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첫 해에는 매번 음식 먹기 15분 전에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고, 야간 저혈당 위험이 커 엄마는 밤에 1시간마다 혈당 체크를 해줘야 했다. 홀리는 주사 공포증이 심해 어려움이 컸다. 다행히 복부에 센서를 달아 5분마다 자동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필요한 양의 인슐린을 주입해주는 기기인 '연속혈당측정기 연동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면서 삶의 질이 달려졌다. 홀리는 기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일상 생활에 제약이 없게 됐다. 평소 좋아하던 스케이트 보드, 격투기 같은 격렬한 스포츠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홀리 엄마는 야간 저혈당에 대한 걱정을 덜며 잠을 자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병이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면역세포가 췌장을 공격해 발생한다. 1형 당뇨병은 주로 어린 나이에 발병한다. 문제는 소아의 경우 매일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심한 저혈당에 빠지면 실신·사망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매일 최소 8번 손끝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주사도 4회 이상 맞아야 한다. 어린 환자 부모는 밤에 3회 이상 혈당을 측정해야 해 잠을 제대로 못잔다.

호주는 지난해 4월부터 21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연속혈당측정기'와 '연속혈당측정기 연동 인슐린펌프'에 대해 보험(메디케어) 적용을 해주고 있다. 2011년 야간에 저혈당으로 갑자기 사망한 17살 소녀 다니엘라 사건이 계기가 됐다. 1형 당뇨병은 호주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빨리 증가(年 6%)하고 있는 병이다. 연속혈당측정기 등은 저혈당 시 알람을 울려 환자나 부모에게 알림으로써 심한 저혈당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한다.

시드니대 의대 마가렛 맥길 교수는 "연속혈당측정 기술 등은 저혈당 위험을 낮춰 사망 위험까지 줄일 뿐 아니라, 환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어 일상 생활을 잘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한국의 18세 미만의 1형 당뇨병 환자는 5000명 정도"라며 "이미 여러 기업들이 연속혈당측정기 등을 개발해 많은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런 기기가 나와있는지 환자들이 모르고 있고, 사용하려고 해도 경제적 부담이 커 건강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에 담긴 5분 간격의 혈당 데이터를 의사에게 보내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진료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토털당뇨병케어 내분비내과전문의 제인 오버랜드는 "혈당은 수시로 바뀌고 그에 따른 처방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빠른 소통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예약하고 병원에 와서 진료 받으려면 처방이 늦어지고 시간 낭비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학교에서는 학생 중 1형 당뇨병 어린이가 있으면 당뇨 전문 간호사를 불러 담임선생님, 친구, 친구 부모에게까지 1형 당뇨병이 어떤 병이고, 저혈당 같은 응급 상황 시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교육을 해주고 있다. 김광훈 회장은 "한국에서는 1형 당뇨병을 앓는 어린이가 학교에서 손끝 채혈을 하면 따돌림을 당할까봐 화장실에서 채혈과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뚱뚱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형 당뇨병은 혈당 관리만 잘 되면 일상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 병"이라며 "병에 대한 인지도 개선과 함께 최신 혈당 관리 기술 활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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