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건강 상식] 독감 백신, 매년 맞는 이유

입력 2018.01.16 09:03

독감을 예방하려면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 1~3번의 접종만으로 질환 예방 효과가 평생 지속되는 B형 간염이나 홍역 등과 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되는 RNA형 바이러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크게 'DNA형'과 'RNA형'으로 나뉜다. 모든 바이러스는 체내에 들어와 자신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상을 입어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이때 DNA형은 이중나선구조로 생겨 한쪽이 손상돼도 반대쪽 나선을 참고해 기존 형태로 쉽게 복구된다. 하지만 RNA형은 한 가닥으로 이뤄져 손상을 입었을 때 복구되지 않고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만들 확률이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는 "RNA형에 속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형이 계속 일어나 종류가 200개가 넘는다"며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도 조금씩 달라 백신에 들어있는 항원도 매년 바뀐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은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도 짧은 편이다.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독감 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항원을 체내에 주입해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 편"이라며 "건강한 사람도 독감 예방 효과가 1년 정도만 유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독감 외의 RNA형 바이러스 질환으로는 지난 2015년 국내 유행했던 메르스, 야생진드기를 통해 퍼지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조류 독감, 에이즈 등이 있다. 엄중식 교수는 "잘 치료되지 않는 위험 바이러스는 대부분 RNA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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