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의 계절이 돌아왔다. ‘독한 감기’라는 오해를 받지만, 독감의 증상은 감기보다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 본격적인 독감철을 앞두고 예방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독감에 걸리면 기침·인후통·객담 등 전형적인 감기 증상에 38℃ 이상의 고열, 두통·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노인, 만성질환자 등은 폐렴을 비롯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매년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000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하게 볼 질환이 아니다.

1 누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쉽게 걸려서 더 심하게 앓는다. 질병관리본부는 ▲만성폐질환자만성심장질환자 ▲만성질환을 앓는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간질환자, 만성신장질환자, 당뇨병환자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생후 6개월~18세 소아 ▲65세이상 노인 ▲임신부 ▲생후 6~59개월 영아 순으로 접종을 권장한다. 이뿐 아니라 ▲만성질환자·임신부·노인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 ▲6개월 미만 영아를 돌보는 사람도 접종해두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 증상이 생기기 하루 전부터 5일간 전염력이 있고, 소아는 증상 발생 후 10일까지 전염력이 이어진다.
한편, 만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어린이는 무료접종 대상이다. 단, 생후 6개월 미만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므로 피해야 한다.
2 언제?
한국의 독감 유행 시기는 12월 말부터 이듬해 5월초까지. 질병관리본부는 올겨울에도 비슷한 시기에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보았다. 백신이 몸에 들어가서 항체가 생기는데 걸리는 시간은 2주 내외다. 12월 중순 이후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달이 예방접종의 최적기다. 독감백신의 면역 효과는 6개월가량 지속된다. 11월에 접종하면 이듬해 5월까지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3 어디서?
가까운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무료 접종 대상인 만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를 제외한 사람은 백신의 종류 및 병의원에 따라 1만~4만원을 내야한다. 생후 6~59개월 어린이는 보건소가 아닌 위탁의료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으므로, 병의원을 찾기 전 접종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4 무엇을?
독감 백신은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나뉜다. 3가 백신은 세 가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4가 백신은 네 가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각각 막는다. 당연히 4가 백신의 예방범위가 더 넓다. WHO는 2012년부터 4가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기존 3가 백신을 맞고도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무료접종 대상자라도 4가 백신을 맞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3만~4만원 수준이다. 65세 이상이면서 몸이 허약한 노인, 당뇨병·협심증·심근경색·만성 폐쇄성폐질환(COPD)·천식·간경화·간염을 오래 앓은 환자는 독감 예방접종을 할 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같이 하면 상승효과가 있어 두 질환을 모두 막는 데 도움이 된다.
5 어떻게?
기본적으로 1회 접종한다. 단, 생후 6개월~만 8세 소아의 경우 예방접종이 처음이라면 4주 간격을 두고 2회에 걸쳐서 나눠 맞아야 한다. 예전에 1회 접종만 하고 2회 접종까지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만 9세 이상 소아와 성인은 과거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1회 접종하면 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이상반응이 드문 것으로 보고됐다. 주사 부위 통증이나 가려움 같은 가벼운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의 경우 간혹 경련·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접종 경험이 2회 미만인 영유아는 가급적 오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이상반응은 접종 2~3시간 후에 나타나므로, 오전에 접종을 마쳐야 오후에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접종을 마친 뒤에는 영유아 자녀를 엎드려서 재우지 않는다. 호흡곤란 같은 이상반응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그자체로 호흡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접종 후 병원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이 좋다. 그래야 과민반응이 나타날 때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영유아보다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으므로 시간은 30분이 적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