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은 이유가 발목 낭종(물혹)과 발목터널증후군(족근관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외국에서 의사를 초빙해 수술을 할 정도면 이외에도 다른 여러 관절 손상이 동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의 발목 질환은 유학시절 운동 중 발목을 다친 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고, 비만 등으로 인해 향후 재발하거나 발목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물혹과 발목터널증후군 등 복합 발목 질환 가능성
지난 28일 국가정보원은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쪽 발목 복사뼈에 낭종과 발목터널증후군이 있어 9월부터 10월 사이에 외국에서 전문의를 초빙해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고도 비만과 무리한 공개 활동 등으로 인해 후유증 및 재발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수술이 단순 낭종 제거 수준이 아닐 것이라는 견해다. 발목점액낭염과 같은 단순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은 간단하고 회복이 빨라 굳이 외국에서 전문의를 초빙해서까지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발목터널증후군은 발목 안쪽 복사뼈 아래 부위를 지나는 후경골신경이 눌려 발이 저리고 아픈 질환으로 지팡이를 짚을 정도의 통증이 아니고 그마저도 수술하면 사라진다. 낭종과 발목터널증후군 만으로는 40일 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이후에도 다리를 절고 지팡이를 짚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수술은 낭종과 발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하는 한편 동반된 복합적인 발목 관절 질환도 치료하는 상당히 큰 수술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어 발목 연골과 인대, 힘줄, 비골근이라는 복사뼈 주변 근육 등을 같이 봉합하는 수술은 상당히 까다롭고 수술 후 4~6주 깁스를 해야 한다. 만약 뼈에 생긴 낭종이라면 병변이 있는 뼈 안쪽을 긁어 제거하고 뼈이식을 했거나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수술을 했을 수도 있다.
족부 질환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연세견우병원 박의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단순 낭종 수술이라면 1차 수술이 잘 안돼서 재수술을 한 상황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보다는 발목 인대와 연골, 근육 등이 파열돼 이를 봉합하는 수술을 하면서 낭종과 터널증후군 치료를 함께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학시절 스포츠손상 악화된 듯…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도
김 위원장의 과거 병력은 이런 가설을 뒷받침해준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시절 활발한 성격으로 스포츠를 즐겼고 20대 초반에 농구를 하다 발목을 크게 다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키 172cm, 몸무게 90~100kg의 고도 비만이고 키가 커 보이기 위해서 키높이 구두를 신는데다 얼마 전 크게 넘어져서 다리를 다치기 까지 해 발목 관절 상태가 상당히 나쁠 것으로 추정된다.
박의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발목 인대 파열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만성으로 발전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아마도 농구로 인한 발목 부상을 제 때 치료하지 못해 주변 조직 손상으로까지 이어지고 낭종도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발목 질환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바쁜 일정으로 재활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비만으로 인해 계속해서 발목에 과부하가 걸리면 손상 부위가 잘 회복되지 않고 재발할 수 있다. 발목 상태가 계속 나빠지면 외상성 발목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