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운동 중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에는 몸을 움츠리게 되어 근육이 수축되고 결과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로 충분한 준비운동이 없이 운동을 하게 되면 관절은 무리를 하게 된다. 같은 양의 운동을 하더라도 여름에 비하여 추운 겨울철에는 몸이 과도사용 되는 효과가 나타나 다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존에 관절염, 관절 손상 등을 가지고 있었던 중장년층은 겨울철 운동으로 증상이 재발하는 수가 많다. 겨울 운동으로 인한 손상은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나타나지만, 전체의 60% 이상은 잘못된 운동방법에 의한 것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운동질환에 대하여 알아보자.
● 팔꿈치 - 골프 엘보 , 테니스 엘보
겨울철 팔꿈치 관절에 생기는 운동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이다. 테니스, 골프 등 팔을 과도하게 쓰는 운동을 하거나 직업상 팔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 하지만 평생 테니스 라켓 한번 안 잡아본 전업주부들도 ‘테니스 엘보’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테니스 엘보는 대부분 팔꿈치의 바깥쪽에 통증이 오는 반면, 골프를 치고 나서 생기는 통증은 주로 팔꿈치의 안쪽에 생기는 데, 이것을 ‘골프 엘보’라고 부른다.
원인은 팔꿈치의 안쪽과 바깥쪽에 튀어나온 뼈에 붙어 있는 힘줄에 무리가 가서 힘줄이 뼈에서 들뜨거나, 힘줄 내부에 미세한 파열이 발생하여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단 힘줄에 무리가 가게 되면 물건을 들거나 운반할 때 주로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통증이 팔꿈치뿐만 아니라 팔 아래 손까지 내려와 악수를 하거나 열쇠를 돌릴 때, 머리를 빗을 때 등 가벼운 일상생활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30~50세 사이에 가장 흔한데 이런 증상이 있으면 의사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로 더 이상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자가진단법 : 통증이 팔꿈치 바깥쪽이나 안쪽의 튀어나온 뼈 주위에 있을 때 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힘껏 눌러서 심하게 아프면 일단 엘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아픈 쪽 팔꿈치를 완전히 펴고 손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있으면 특히 엘보 질환일 가능성이 많다.
치료와 예방 : 가장 중요한 치료는 3~4주간 팔을 쉬게 해주는 것이며, 정확한 운동치료로 재발을 막는 것이다. 테니스를 칠 때 생기는 팔꿈치의 통증은 대부분 좋지 않은 백 스트로크 자세에서 나온다. 즉, 백 스트로크 때에 팔꿈치가 구부러진 자세를 볼을 치면, 팔을 폈을 때보다 볼의 충격량이 상당히 커서 무리를 준다. 이외에도 그립이 너무 크거나, 테니스 라켓 줄이 너무 팽팽하면 안 된다. 주부들은 빨래 짜기, 마루 닦기, 화분 옮기기 등 일상적 일에서 잠시 벗어나 팔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 일 간의 냉찜질이 효과적이며, 평소에는 온찜질을 하면서 약물치료와 국소 주사,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더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 어깨 - 회전근개 파열
어깨에는 ‘회전근개’라고 불리는 4개의 힘줄이 있다. 이것이 미세하게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이 만성 어깨 관절통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흔히 운동 후 어깨가 아프고 굳으면 ‘오십견’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중 상당수가 회전근개의 손상 및 파열 때문이다. 젊었을 때 건강한 힘줄은 큰 힘을 가해야 끊어질 수 있지만, 나이가 들고 약해진 힘줄은 일상생활의 가벼운 힘에도 쉽게 끊어질 뿐 아니라 기능상 약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장년 이후에는 퇴행성 자체로 인해 실밥이 뜯어지듯이 회전근개 파열이 생기는 수가 많다. 특히 겨울철 추운 날씨에 인대와 힘줄·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과중한 무게 운동이나 골프 스윙으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 완전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자가 진단법 : 어깨의 힘줄 손상이 있으면 팔을 들 수 없고, 특히 밤에 어깨가 아파서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 보통 알고 있는 ‘오십견’은 아픈 팔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통증과 심한 운동 제한을 느끼지만, ‘회전근개 손상’은 스스로 움직일 때 특정 범위에서만 통증을 느끼고 운동제한은 심하지 않고 근력 약화를 동반하게 된다. 음료수 캔을 손으로 잡고, 엄지가 땅을 향하게 팔을 돌린 후 들어 보아서 어깨에 통증이 있으면 일단 회전근개 질환 및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밖에 장기간 치료하여도 잘 낫지 않는 경우나 오십견의 경우에도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될 수 있으며, 작은 크기의 파열은 큰 사이즈로 진행, 악화되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수적이다. 한번 찢어진 힘줄은 어떠한 보존적 치료에도 다시 붙지 않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부적절하고 무리한 물리치료 및 재활치료로 인해 힘줄 파열로 악화 될 수 있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치료와 예방 : 치료 원칙은 일단 어깨 통증을 완화시킨 후에 스트레칭 운동요법으로 굳은 관절을 완전히 풀고, 마지막으로 회전근개 근력강화 운동을 하여 약해진 근육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나중에 손상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대부분 환자에서 진통소염제의 투여, 코티손 또는 하이알 제제의 어깨주사, 온열치료, 운동요법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2주 이상 휴식 후에도 계속적으로 어깨 통증을 느끼거나, 3~6개월 이상의 꾸준한 물리치료 및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회전근개 상태를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찰 받은 후, 그 상태에 따라 관절 내시경수술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회전근개 수술은 끊어진 힘줄을 원래대로 다시 연결시켜 주는 것으로 힘줄이 다시 뼈에 튼튼하게 연결되면, 예전과 같이 팔을 자유로이 올리고 쓸 수 있다. 수술 후에는 깁스를 하거나 팔을 고정하지 않고, 대신 관절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여 재활치료를 한다.
● 손목 - 골절과 연골 손상
겨울철 운동 중 넘어지면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손목 골절과 연골 손상은 겨울철 스포츠 손상의 흔한 형태이다. 골절은 방사선 사진으로 쉽게 진단되며, 뼈를 맞추고 석고 고정하면 잘 치료된다. 그러나 뼈가 잘 치유된 이후에도 손목의 통증이 있는 경우(전체의 약 30%), 그리고 골절되지 않았는데도 나아지지 않고 계속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손목의 ‘삼각연골’ 손상인 수가 많다. 손목 관절 속에 있는 삼각연골은 연골 손상 중 가장 흔한 부위로 이곳을 다치면 방사선 검사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손목을 움직일 때 거북하고 문을 밀기가 힘들거나, 손을 돌리면 통증이 나타난다.
자가진단법 : 손목의 척골 쪽(새끼 손가락쪽)을 눌러봐서 통증이 있고, 반대쪽 손으로 손목을 최대한 외회전, 내회전 시켜보아서 같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면 삼각연골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 : 보존적 치료로 잘 낫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관절 내시경 수술로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거나 변연 절제술 등의 치료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권덕주 교수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