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링족, 추워서 쇼핑몰 왔는데 오히려 감기 걸려?

상암동에 사는 황모(23)씨는 얼마 전 친구들과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부터 여가까지 즐기는 ‘몰링(malling)’ 후 독감을 앓기 시작했다. 추워진 날씨로 혹시나 감기에 걸릴 까봐 실내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몰링을 택한 것인데, 오히려 감기를 얻어 온 것.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데다가 환기도 안 되는 실내에서 쇼핑하고, 영화보고, 식사까지 하며 장시간을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기온이 떨어짐과 동시에 대형 쇼핑몰처럼 따뜻한 실내에서 쇼핑·놀이 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몰링(malling)족이 급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밀폐된 장소에 몰리면서 대형 쇼핑몰 등지에 바이러스 및 세균성 질환 적색경보가 켜졌다. 세균성 장염, 로타 바이러스 장염 등 겨울철 특히 발병률이 높은 바이러스 및 세균성 질환은 공기와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염된다. 면역력이 약한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등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쇼핑몰 방문 시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대형 쇼핑몰처럼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선 특히 세균성 질환과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되기 쉽다. 세균성 질환은 집기류, 피부, 시설 표면 등에 자생하기 때문에 ‘접촉이 일어났을 때’ 감염되고, 바이러스 질환은 숙주(사람, 동물)에 의해서 증식되며 ‘숙주에 의해’ 전염된다. 둘 다 쉽게 감염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고, 대부분 대중 이용 시설에서 감염자에 의해 호흡기나 피부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되어 많은 피해를 발생 시킨다. 겨울철 몰 방문 시 특히 조심해야 하는 장소나 쉽게 위생관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 건강을 해치는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대형 쇼핑몰의 ‘바이러스 스팟’을 조심하라

출입구, 복도, 로비 등은 체류시간은 짧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해 오염 가능성이 높은 장소다. 유동 인구가 많아 새로운 바이러스나 전염성 세균의 전파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람들의 접촉이 가장 많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는 대장균, 각종 호흡기 관련 세균이 번성한 곳이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화장실은 항상 습해 바이러스와 전염성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장소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단구균, 연쇄상구균 등이 주로 발견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데다가 체류시간이 길며 손으로 접촉하는 기계가 많은 것도 바이러스, 세균 감염 확률을 높이는 요인. 특히 변기는 세균 확산의 주범이다. 변기 속 세균에는 식중독균, 세균성 폐렴균, 요로감염, 방광염을 유발하는 세균 등 다양한 병원균이 포함되어 있는데, 물을 내릴 경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최고 반경 6미터까지 세균이 확산된다. 대형 몰과 같이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화장실은 세균의 온상으로 꼽히는 장소이니 더욱 유의해야 한다. 물을 내릴 땐 반드시 변기 뚜껑을 닫고 내려야 하고, 변기 위생 관리를 받는 서비스나 비데 등이 설치돼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변기만큼 더러운 곳은 세면대다. 대장균 등 세균이 수도꼭지와 손잡이에 번식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고 난 직후 그것을 손으로 만지기 때문. 손이 아닌 팔꿈치 등을 이용하거나 휴지로 감싸고 수도꼭지를 내리면 세균 감염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다.

매장, 영화관 등 체류기간이 긴 장소는 바이러스나 전염성 세균 발생 시 확산 위험이 높은 장소이며, 화장품 매장 등에서 각종 샘플과 제품을 시험해보는 것도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을 전파시키는 주요 통로 중 하나이므로 되도록이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

▶2차 감염 부르는 잘못된 손 씻기도 문제

바이러스와 각종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손 씻기’다. 식중독의 90%, 전체 감염성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전염될 만큼 손은 바이러스가 가장 쉽게 침입하는 경로다. 제대로 손을 씻기 위해서는 비누 거품을 내어 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른 후 손바닥과 손등을 마주하고 한 번, 엄지손가락으로 반대편 손바닥을 돌려가며 두 번, 손톱 밑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구석구석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로 손씻기가 번거롭다면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몇 해 전 신종 플루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손씻기가 생활화되고 소독하는 문화가 정착돼 공항,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 비치된 손 세정, 소독제가 늘어났다. 다만, 작동을 위해 버튼을 누르는 등 접촉이 필요한 수동 손세정기의 경우 기존에 묻어 있는 세균으로 인해 오히려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염성 질병을 완벽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동을 위한 접촉이 필요 없는 자동 손세정 소독기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손을 건조하게 하는 알코올성 제품보다는 살균력을 지니면서도 보습효과를 줄 수 있는 제품인지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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