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구급차에서도 신속·정확한 진단 가능"

입력 2012.12.05 08:54

세계 최초 무선초음파 시스템 지멘스헬스케어, 내년 실용화

지난달 25~2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98회 북미방사선학회(RSNA)에 참여한 세계 630여 개 업체의 의료영상 장비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멘스 헬스케어의 무선 초음파 시스템인 '아쿠손 프리스타일'이었다.

지멘스헬스케어 직원이 제98회 북미방사선학회 기간 중 전시된 세계 최초의 무선 초 음파 장비‘아쿠손 프리스타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카고=홍헌표 헬스조선 기자
이 시스템의 핵심 장비는 무선 트랜스듀서다. 트랜스듀서는 검사를 할 때 의사들이 손에 잡고 피검사자의 신체 부위를 문지르는 장비다. 지멘스는 초음파를 쏜 뒤 몸 속 이미지를 받아 모니터로 전송하는 기능을 트랜스듀서에 탑재했다. 덕분에 트랜스듀서와 모니터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필요없게 됐다. 의사들이 20~30분간 무거운 케이블을 매달고 검사를 하는 불편을 겪지 않게 됐다. 새 트랜스듀서는 기존의 것보다 조금 크지만 손으로 잡고 검사를 진행하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지멘스헬스케어 초음파사업부의 제프리 번디 CEO는 "일반 영상, 혈관영상, 근골격계 및 신경계 영상 촬영에 맞는 3가지 종류의 트랜스듀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검사가 가능해진 것은 환자 입장에서도 큰 장점이다. 트랜스듀서와 모니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병원이 아닌 경기장, 구급차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번디 CEO는 "트랜스듀서와 모니터가 3m 이내에만 있으면 되므로, 운동 선수가 다치거나 구급차로 응급환자를 옮길 때 현장에서 곧바로 부상 부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팅 시간이 기존 장비는 1분20초가 넘는데 비해, 아쿠손 프리스타일은 2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신속하게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케이블, 트랜스듀서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기존 트랜스듀서는 물에 담글 수 없었지만, 새 장비는 소독액이 담긴 용기에 직접 넣어 소독할 수 있다. 이 장비는 내년 중 한국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RSNA에도 환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영상 진단장비가 많이 선보였다. 지멘스헬스케어는 이동식 엑스레이 촬영장비 '모빌렛 미라'를 기린 모양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의 불안감을 없애려 했다. 지난해 검사실의 조명을 조절하거나 친숙한 사진을 보게 함으로써 피검사자의 불안감을 없애려는 시도를 했던 GE헬스케어는 기존의 자사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장비보다 소음을 크게 줄인 '사일런트 스캔'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였다. 통상 90~110dB 정도인 소음을 60~70dB 수준으로 크게 낮춰 환자들의 거부감을 없앴다. 또 뇌 MRI를 찍을 때 머리가 아닌 발부터 들어가도록 했다.

검사 때 방출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지멘스헬스케어측은 이번에 새로 개발한 '맘모맷 인스퍼레이션 프라임 에디션' 시스템이 유방암 검사 때 방출되는 방사선량을 최대 30%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한국 지멘스헬스케어 박현구 대표는 "검사 때 방출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시키고 환자들이 편안하게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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