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치료법
청력 관리 중요성 알아도… 31% 는 "검사 안 받아"
인식 개선 숙제… 빨리 치료해야 효과 좋아
"보청기부터 인공와우까지 치료 방법 다양해져"

난청은 중증도에 따라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보청기와 인공와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조기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면 높은 치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난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올바른 치료법과 비용에 대해 알지 못해 치료를 받지 않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 면목소리의원 정연훈 원장은 "대부분의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난청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어렵게 해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을 유발하고 치매 가능성을 높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예방하면 노년까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 검사 중요성 알지만… 실제 검사율 낮아
작년 12월 웨이크필드 리서치는 일본, 중국, 호주,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25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중 84%는 혈압·암 검사와 마찬가지로 청력 검사도 건강검진의 필수항목이라고 답했다. 특히 50세 이상 응답자는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치료 지침에서도 50세 이상 성인의 경우 1∼3년마다 청력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55세 이상 응답자 중 지난 1∼2년 동안 청력 검사를 받은 비율은 56%였고, 31%는 지난 5년 동안 전혀 검사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52%는 청력 문제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았으나 의사가 자신의 난청을 거의 치료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호주와 일본에서도 같은 대답을 한 비율이 각각 70%·68%였다. 이 외에 청력 검사는 시끄러운 작업 환경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정기적인 청력 검사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다. 청력 검사를 받지 않아 난청을 뒤늦게 발견할 경우, 그 자체로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물론, 삶의 질 또한 떨어질 수 있다.
조기 치료 필요… 방치하면 삶의 질 떨어져
난청을 적절한 방법으로 조기에 치료하면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청력이 좋으면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게 살 수 있고, 인지 능력을 유지·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난청을 치료하지 않고 10년 이상 방치할 경우 인지 능력이 계속 떨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문제는 그럼에도 난청 조기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성인의 33%는 자신이 난청으로 진단받아도 바로 치료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고, 29%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기 전까지는 수술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인공와우·골전도보청기 제조사 코클리어에서 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약 44%가 '난청이 치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하기도 했다. 응답자들은 ▲치료법에 대한 낮은 인지도 ▲수술에 대한 다양한 오해와 추측 ▲높은 비용 등을 난청 치료의 최대 걸림돌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였다는 응답자는 98%였으며, 이 중 92%는 좀 더 일찍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많은 국가에서 치료비의 상당 부분을 환급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겐 여전히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8%가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해 난청 치료를 미뤄왔다고 답했다. 이는 성인의 40%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쪽 귀 모두 난청 정도가 60dBHL 이상이거나 ▲한쪽은 40dBHL·다른 한쪽은 80dBHL 이상이면 청각장애로 진단되기 때문에, 보청기를 구매할 때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응답자의 25%는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켜 들려주는 반면, 인공와우는 전기자극으로 직접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좀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가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리를 듣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고도∼심도(70dBHL 이상) 환자는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해 인공와우 이식술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는 "난청 치료는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보청기부터 보청기로 효과를 보지 못한 심한 난청의 경우에 사용되는 인공와우 수술까지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보청기와 인공와우 기기의 효과가 획기적으로 높아져, 보다 많은 환자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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