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 최대 100% 예방’ 레나카파비르, FDA 심사 돌입

입력 2025.02.25 21:14
선렌카 제품 사진
길리어드 레나카파비르 성분 장기지속형 주사제 '선렌카'/사진=길리어드 사이언스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장기지속형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주사 '레나카파비르'의 승인 심사에 돌입했다. 승인 후 시장에 진입한다면, GSK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FDA, 6월까지 승인 여부 결정
25일 길리어드에 따르면, FDA는 HIV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연 2회 피하주사하는 HIV-1 캡시드 억제제 레나카파비르의 신약 허가 신청서(NDA)를 접수하고, 오는 6월 1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레나카파비르는 미국에서 2022년 12월 다중 약물에 내성을 보인 HIV 감염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 용도로 최초 승인됐다. 다만, 단독요법으로는 사용 불가능하며,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 제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길리어드는 승인 후 레나카파비르를 ‘선렌카’라는 제품명으로 발매했다.

이후 길리어드는 레나카파비르를 HIV 노출 전 예방요법 장기지속형 주사제로도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FDA는 작년 10월 레나카파비르를 HIV 노출 전 예방요법을 위한 혁신치료제로 지정하기도 했다.

승인 신청은 임상 3상 시험 PURPOSE 1과 PURPOSE 2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두 연구 모두에서 참가자들은 HIV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레나카파비르를 연 2회 투여했다. 그 결과, PURPOSE 1 시험에서 레나카파비르 투여군은 HIV 감염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스젠더(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대다수의 사람) 여성 사이에서 HIV 감염 위험이 100% 감소했다. PURPOSE 2 시험에서는 2건의 HIV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시스젠더 남성과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HIV 감염 위험은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나카파비르는 두 임상 모두에서 1일 1회 경구용 예방 약제 '트루바다(성분명 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 대비 HIV 감염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레나카파비르의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중대하거나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발표 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작년 12월 두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레나카파비르를 '2024년 올해의 연구 성과'로 선정한 바 있다.

◇GSK와 경쟁 전망… 유럽서도 심사 시작
레나카파비르가 FDA의 허가를 획득할 경우, 길리어드는 GSK에 이어 두 번째로 HIV 노출 전 예방요법에 쓸 수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보유하는 제약사가 된다. GSK는 2021년 12월 HIV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FDA 허가를 획득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아프레투드(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GSK가 HIV 노출 전 예방요법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다만, 아프레투드는 최대 2개월마다 한 번 투여해야 한다. 이에 투여 편의성은 레나카파비르가 좀 더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업계는 레나카파비르가 승인 후 아프레투드를 빠르게 따라잡아 GSK와 길리어드 간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 24일(미국시간)에는 유럽의약품청(EMA)도 레나카파비르를 HIV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허가 심사에 돌입했다. EMA는 길리어드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함께 제출한 'EU-M4all' 프로그램 적용 요청도 동시에 인정했다. EU-M4all 프로그램은 저소득~중하위 소득 국가에서 레나카파비르의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국가의 규제당국은 EU-M4all 프로그램 적용을 받아 심사 절차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EMA는 레나카파비르의 허가 신청과 EU-M4all 프로그램 적용 신청을 모두 신속심사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