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신’ 맞은 사람, 치매 걸릴 위험 낮았다

입력 2024.07.27 20:00
백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상포진 유전자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의 치매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 백신은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약독화 생백신(생백신)’과 ‘유전자 재조합 백신’으로 구분된다. 생백신이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해 사용한다면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 등만 사용한다.

이러한 대상포진 백신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헤르페스 감염을 예방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생백신과 유전자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율 차이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교수팀은 대상포진 백신의 치매 예방율 차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의 전자 건강 데이터를 이용해 2017~2020년 대상포지 백신을 처음 접종한 10만3837명과 2014~2017년 접종한 10만3837명의 6년간 치매 위험을 비교한 것이다. 2017~2020년 접종자는 95%가 재조합 백신을, 2014~2017년에는 98%가 생백신을 접종했다.

분석 결과,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이 생백신 접종자보다 접종 후 6년간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은 치매 진단 없이 살 수 있는 기간이 17% 더 길었는데 이는 치매 없이 164일을 더 사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치매 예방 효과는 남녀 모두에게 나타났지만, 여성에게서는 9% 더 컸으며,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 모두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Tdap)이나 독감 백신에 비해 치매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관찰 연구의 특성상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율이 더 높은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상포진 백신을 사용해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켜야 한다는 제안을 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내다 봤다.

연구의 저자 막심 타켓 박사는 “만약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가 실제 임상시험에서 검증된다면 노인 치매 예방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유통되는 생백신으로는 MSD의 ‘조스터박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가 있고, 유전자 재조합 백신으로는 GSK의 ‘싱그릭스’가 있다. 백신마다 대상포진 예방율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통상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생백신과 유전재 재조합 백신 구분 없이 접종하라고 권고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