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콩나물 ‘비린내’ 없이 요리하려면?

입력 2023.04.20 05:00
콩나물국
콩나물과 생선 비린내를 줄이려면, 콩나물을 익힐 때 뚜껑을 자주 여닫지 말고, 생선을 익히기 전 우유에 잠시 담가두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싫어 생선을 자주 먹지 않는 사람이 많다. 채소라 냄새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잘못 끓인 콩나물국에서도 비린내가 난다. 생선과 콩나물을 요리할 때 비린내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콩나물 비린내를 없애려면, 삶을 때 냄비 뚜껑을 자주 열지 말아야 한다. 콩류엔 비린내를 유발하는 ‘리폭시게나제(lipoxygenase)’라는 효소가 들어있다. 이 효소는 콩 속 불포화지방산을 분해해 콩 비린내의 원인인 알콜, 알데히드, 케톤 화합물을 생성한다. 리폭시게나제는 물이 끓는 온도보다 낮은 85도(°C) 근처에서 가장 활발히 작용하므로, 이보다 높은 고온에서 콩나물을 빨리 익히면 효소의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 콩나물이 다 익었는지 보려고 뚜껑을 자꾸 여닫으면, 효소가 활성화되는 시간이 길어져 비린내가 나기 쉽다.

생선 비린내도 의외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생선을 우유에 잠시 담갔다가 익히거나, 조리할 때 식초 또는 레몬즙을 뿌리면 된다. 생선을 우유에 담가두면 비린내가 우유 속 단백질에 흡착돼 냄새가 줄어든다. 생선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물고기의 체내 염도를 조절하는 화학물질이 박테리아와 효소에 분해돼 비린내 원인 물질인 ‘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염기성이기 때문에 산성의 식초나 레몬즙을 뿌리면 중화할 수 있다.

생선 요리를 만들 때 파, 미나리, 마늘, 생강, 양파, 고추장 등 향이 강한 부재료를 첨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파나 마늘을 택했다면 조리 순서 마지막에 넣는 게 좋다. 마늘의 매운 향 성분인 ‘알리신’을 만드는 효소 ‘알리나아제’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마늘에 열을 오래 가하면 마늘의 매운맛이 쉽게 사라진다. 파 특유의 향을 내는 황화합물 역시 열에 잘 파괴되고,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황화수소나 디메틸설파이드 등 불쾌한 냄새를 내는 성분으로 변하므로 조리 순서 마지막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