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아냐… 어지럼증, 80%가 '이곳' 이상

입력 2022.06.20 07:00

어지럼증
병적인 어지럼증의 약 80%는 귀에 원인이 있다. 이는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지속시간이 짧지만 며칠 동안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흔히 ‘어지럽다’고 하면 가장 먼저 빈혈이 아닌가 의심을 한다. 그러나 빈혈로 어지럼증이 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빈혈은 어지러운 것보다는 전신에 힘이 없고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사우나에서 나올 때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낄 때도 혹시 빈혈이 아닌가 걱정하지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어지럼증은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피돌기가 잘 안 돼 그런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음으로 걱정되는 것은 뇌에 이상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노년층일 경우 이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은 특징적인 증상이 동반된다. 말이 점점 어눌해진다거나 몸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며 똑바로 걷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빨리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어지럼증의 80%, 귀  이상이 원인 
어지럼증은 특히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해 뇌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 질환이 어지럼증의 원인인 경우(중추성 어지럼증)는 드물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에 따르면 기타 신경 증상 없이 어지럼증만 있는 환자의 경우 뇌졸중으로 진단되는 비율은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병적인 어지럼증의 약 80%는 귀에 원인이 있다. 이는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지속시간이 짧지만 며칠 동안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몸을 뒤척일 때나 일어날 때, 고개를 크게 움직일 때 등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나아진다.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드물게는 난청이나 이명을 동반하기도 한다.

◇움직일 때 어지러우면 이석증… 청각 이상 동반되면 메니에르병 의심
말초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이석증(양성 돌발성 두위변환성 어지럼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꼽힌다. 말초성 어지럼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이석증으로 불리는 ‘양성 돌발성 두위변환성 어지럼증’이다. 이석증은 귀 가장 안쪽에 위치해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세반고리관에 이석(耳石)이 흘러 들어가 발생한다. 이 경우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특히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연령별로는 노인, 성별로는 여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령, 강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약물 치료 없이 몸의 자세를 바꿔가며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이석치환술을 통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어지럼증 외에 귀에 물이 찬 느낌이나 청력 저하 등 귀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석증이 아닌 메니에르병일 수 있다. 메니에르병일 경우 현기증과 함께 청력 저하, 이명, 이충만감(귀에 물이 찬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24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약물 요법으로는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고실 내 약물주입술 등이 쓰이고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감기를 앓고 난 다음 어지럼증이 나타났다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기로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가 전정기관이 있는 내이(속귀)에 침투해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때 생긴 어지럼증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초기에 약물 치료를 하면 심한 증상은 2~3일 내에 조절되며, 그래도 어지럼증이 남아있다면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평형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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