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콜레스테롤도 지나치게 많으면 건강에 안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HDL-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남성 <40 mg/dL, 여성 <50 mg/dL)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 좋은 콜레스테롤로 많이 알려져 왔다.
건국대병원 연구팀(심장혈관내과 양현숙 교수, 황흥곤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허미나 교수, 건국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형수 교수, 정호진 연구원)과 동아대 의대 이승호 교수팀이 지난 16일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sia)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에 관한 역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09년부터 도입한 HDL-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은 전국 57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 동안 실제 발생한 주요 심혈관 사건(사망 포함)을 추적했다. 그 결과, 10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과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그래프에서 U자 관계를 보였다. 즉,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만큼 매우 높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으며(남성 25.2%, 여성 21.8%) U자 곡선은 여성이 남성보다 늦게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다. 10 mg/dL 단위로 구간을 나누었을 때 위험도가 가장 낮은 구간은 남성은 50-59 mg/dL, 여성은 80-99 mg/dL이었다. 또한, 남성은 90 mg/dL, 여성은 130 mg/dL보다 수치가 높으면 낮은 HDL 수치(남성 <40 mg/dL, 여성 <50 mg/dL)와 동등한 위험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좋게만 받아들여졌던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면 오히려 건강의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극단적으로 높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가진 경우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는 다른 질환은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그동안 해외심장학회 기준으로 한국 환자들의 위험도를 평가해왔는데 이번 연구로 밝혀진 HDL-콜레스테롤의 최저 위험 구간이 우리나라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