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뇌 침투해 우울증까지 유발"

입력 2021.06.18 15:44
`얼굴 감싸쥐고 우울해하는 여성
노인이 초미세먼지를 많이 흡입할수록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세먼지가 각종 신체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그런데 '우울증'까지 초래한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 초미세먼지가 노인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선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종 교수 연구팀은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6만7417명의 사는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와 우울증 발생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0~22㎛/㎥​인 지역에 사는 노인에 비해, 25~36㎛/㎥인 지역에 사는 노인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5~1.66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노인일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

미세먼지가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기전은 무엇일까? 논문에 따르면 초미세먼지가 비강에서 비강상피세포로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고 뇌조직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점액세포청소에 의해 제거되지 않은 초미세먼지가 폐포까지 도달해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물질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노인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연구팀은 "노인의 경우 신체 생리적인 기능이 감퇴한 상태로, 초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입됐을 때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독성을 제거하는 기능이 떨어지며, 이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초미세먼지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예방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