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레나 행주를 비틀어 짜거나, 문고리를 돌려 열 때 손목이 아프다면 '척골충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을 비틀 때 척골과 손목뼈가 가까워지면서 비정상적인 충돌이 반복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척골은 손바닥이 바닥을 향하도록 했을 때 새끼손가락 아래 팔에 위치하는 뼈다. 한국인은 해부학적으로 척골이 길어, 손목뼈와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부평힘찬병원 강진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척골충돌증후군으로 손목의 압박을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척골이 긴 경우 새끼손가락 아래 손목뼈가 유난히 튀어나와 보인다"고 말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방사선 검사로 척골과 손목뼈 간의 거리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지만, 척골과 손목뼈 사이가 넓더라도 손등이 보이게 돌리는 동작 시 충돌 가능성도 있어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은 긴 척골이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로 척골단축술이 필요하다. 척골면이 요골면의 길이와 비슷해지도록 미리 계획한 길이만큼 척골 간부에서 잘라낸 후 금속판으로 단단히 고정시킨 뒤 추후 뼈가 붙으면 고정 기구를 제거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충돌부를 초음파로 확인하며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치료로도 통증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강진우 원장은 "척골충돌증후군 환자 중 척골단축술을 단행하는 경우는 약 10% 내외"라며 "깁스나 보호대를 사용하면서 악화를 막을 수 있는데 정확한 원인을 몰라 병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넘기다가 손목을 돌리지 못하거나 심한 통증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갑자기 손과 팔을 많이 쓴 뒤 생기는 통증은 약 2~3주간 쉬고, 진통 소염제 같은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그러나 3주 이상의 기간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온찜질을 지속적으로 하면 움직임이 부드러워져 손이나 손목의 기능이 좋아질 수 있는데, 통증이 있는 경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칭을 한다고 과하게 손목을 꺾거나 돌리는 등 무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보호대로 손목을 보호하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