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귀순병사 몸에서 27cm 회충 나와… 국내에서도 흔할까?

회충
회충은 토양매개성 기생충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감염 위험이 낮은 편이다./사진=조선일보DB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의 몸에서 수십마리의 기생충이 발견됐다. 발견된 기생충 중 가장 긴 것은 길이가 27cm에 달하는 '회충'인 것으로 밝혀졌다. 회충은 사람 분변을 비료로 쓰던 1970~80년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했던 기생충이다. 씻지 않은 채소 등에 붙어있다가 인간에게 감염된다. 회충은 밭에서 나는 채소 등 농작물에 알을 낳는데, 이를 깨끗이 씻지 않아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회충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가, 개체 수가 늘고 커지면 장을 자극해 복통·설사를 일으킨다. 주로 소장에 붙어 서식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소장의 기능을 방해하고 영양분을 빼앗기도 한다. 이로 인해 어린이가 회충에 감염되면 영양소실·발육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드물게 회충이 소장에서 위·간 등으로 이동하는데, 이땐 구토·극심한 복통이 생기고 수술을 통해 회충을 빼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우리나라의 회충 감염 사례는 매우 드문 편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회충을 포함한 토양매개성 기생충의 국내 발생률은 2012년 0.44%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른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생충 감염률은 1970년 84.3%에서 2012년 2.6%로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2014년 4만19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6%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

현재 가장 흔한 기생충은 민물고기를 통해 감염되는 간흡충이다. 국내 간흡충 감염률이 전체 기생충 감염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간흡충에 감염되면 상복부 통증·발열·황달·설사 등을 겪고 심하면 담석·담도암 등에 걸릴 수 있다. 담도암의 10%는 간흡충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회충 감염을 예방하려면 채소를 씻고 먹는 게 중요하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최근 주말농장 등으로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농작물에 대한 위생 의식이 부족해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다"며 "흙·농작물 등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유기농이더라도 생채소는 씻어 먹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간흡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민물고기 등을 완전히 익혀 먹는 게 좋다. 회를 즐겨 먹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충에 이미 감염됐다면 알벤다졸이나 플루벤다졸 성분의 구충제를 먹어 회충을 사멸시킬 수 있다. 간흡충의 경우, 일반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는 효과가 없어, 병원에서 프라지콴텔 성분 구충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한편, 증상이 없는데 구충제를 주기적으로 먹을 필요는 없다. 김종우 교수는 "기생충 종류마다 효과가 있는 구충제 성분이 달라,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임의로 약국에서 구충제를 사기보단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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