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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언스플래시]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알약형 장정결제 시장 경쟁에 비보존제약이 가세한다. 이미 후발 제약사들의 대거 진입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제약사들 간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그동안 진행하던 ‘비보락사정’의 3상 임상시험의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지난해 1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같은 해 10월 환자모집을 시작해 올해 2월 피험자 모집을 마치고 3월 최종 피험자 관찰을 완료하며 약 1년 2개월 만에 시험을 끝냈다.
‘오라팡정’을 대조약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1차 평가변수는 헤어필드 정결 척도(Harefield Cleansing Scale)가 A 또는 B등급을 기록한 피험자 비율이다.
‘비보락사정’은 한국팜비오의 ‘오라팡정’과 같은 필름코팅정 형태의 장정결제다. 식약처가 공개한 임상시험계획에는 ‘비보락사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으나, 회사 측의 특허출원 내용을 고려하면 ‘오라팡정’과 성분이 거의 같고 복용량은 줄인 알약형 장정결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보존제약은 1회 복용량인 10정이고, 피코황산나트륨, 황산칼륨, 황산마그네슘, 시메티콘 등 4개 성분으로 조합된 정제형 장정결제에 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장정결제는 ‘오라팡정’의 4개 주성분 중 무수황산나트륨을 피코황산나트륨으로 대신하고, 1회 복용량이 ‘오라팡정’ 14정 대비 4정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국내 장정결제 시장 규모는 약 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수년 전까지 액상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해 왔으나, ‘오라팡정’의 등장 이후 알약형 제품의 점유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 ‘오라팡정’은 2019년 출시 후 4년여 만에 매출 200억 원대 품목으로 성장했다. 전체 장정결제 시장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한 셈이다. ‘오라팡정’의 가파른 성장은 국내 제약사들의 알약형 장정결제 시장 진입을 부추겼다. 비보존제약을 포함해 대웅제약, 인트로바이오파마 등 다수 제약사가 자체 개발 알약형 장정결제의 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장정결제 시장 터주대감인 태준제약도 ‘수프렙미니정’을 출시하며 알약형 장정결제 경쟁 무대에 뛰어든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후속 제품인 ‘수프렙미니에스정’에 대한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태준제약은 장정결제 시장에서 10년 이상 선두를 달려왔으나, ‘오라팡정’ 등장 이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대웅제약, 인트로바이오파마 등이 새로운 경쟁자들까지 등장하자 포트폴리오 확대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막기 위해 한국팜비오는 최근 ‘오라팡정’의 미니 제형 후속 제품인 ‘오라팡이지정’을 새로이 허가받으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한편, ‘오라팡정’은 OSS(Oral Sulfate Solution: 경구용 황산염 액제)를 알약 형태로 바꾼 세계 최초의 복합 개량신약 장 정결제다. 대장 내시경 전에 장을 깨끗이 비우는 데 사용한다. 지난 2019년 4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한 달 뒤 출시했다.
OSS는 미국 FDA가 승인한 저용량 장 정결제 성분으로 안전성과 장 정결도가 우수해 2018년 미국 시장 점유율 66.1%를 차지한 약물이다.
다만, 맛이 역하고 복용해야 하는 액제의 용량이 커서 복약 순응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었는데, 한국팜비오는 이러한 OSS 제제를 정제형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한국팜비오가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OUP,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발행하는 SCIE급 전문 의학 학술지 JCC(Journal of Crohn's and Coliti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오라팡정’ 복용군의 재복용 의지는 94.55%로, 현재 대장 내시경 전 장 정결제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PEG 제제 복용군(78%)보다 1.2배 가량 높았다.
‘오라팡정’은 이러한 복용 편의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이미 대부분 상급종합병원과 다수 건강검진센터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며, 로컬 병·의원 처방도 확대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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