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여성 30%가 걸리는 ‘골반장기탈출증’, 쑥스럽다고 숨기는 게 능사 아니다

이른바 ‘밑 빠지는 병’이라고 불리는 골반장기탈출증은 방광, 자궁, 직장이 질입구 내부 3cm 지점보다 아래로 내려오거나, 외부에 나와 있는 것을 말한다. 중장년 여성이면서, 출산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여성에게 흔하다.

골반장기탈출 상태에 대한 설명
<왼쪽:정상, 가운데:골반장기탈출 상태 , 오른쪽 : 심각하게 진행된 골반장기탈출증>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반장기탈출증 1기 이상 유병률은 31.7%로,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환자수도 증가 추세다. 2014년 골반장기탈출증 중 여성생식기 탈출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만1161명 대비 약 10%가 증가한 2만3495명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노년층 여성이나 과체중, 출산을 많이 한 여성에게 생기는데, 간혹 출산시 난산으로 인해 제대로 회복이 되지 않았거나 골반이 약한 젊은 여성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가 골반장기탈출증이 있을 때 딸이 같은 질환을 얻을 확률은 무려 30%에 달해 유전적인 원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골반장기탈출증을 앓고 있는 대다수 여성이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아 뒤늦게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창피해하거나 수치심 느낄 필요가 전혀 없는 질환”이라며 “노화와 출산, 갑작스럽게 힘을 주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배의 압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골반 저지 구조가 약해지면서 장기가 탈출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골반장기탈출증 초기에는 밑이 빠질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질 쪽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보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냄새가 나고 배뇨 곤란, 빈뇨(자주 소변이 마려운 증상)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출산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평상 시 골반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케겔운동을 생활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료 방법은 크게 비수술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장기가 탈출하지 않은 초기 때는 여성호르몬 치료와 케켈운동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케켈운동은 소변이나 대변을 참는 것처럼 밑에 힘을 준 채로 천천히 열을 센 후 힘을 풀고, 다시 빠르게 같은 동작을 3회 되풀이하는 것을 한 세트로 아침, 점심, 저녁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장한다. 비수술요법인 페서리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링 형태의 기구를 질 쪽으로 삽입한다. 그러나 해당 시술은 2~3개월에 한 번은 병원에 들러 해당 기구를 빼서 소독하고 질에 상처와 염증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법은 탈출된 장기에 따라 복부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복식, 골반경)과 질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질식)이 있다. 자궁을 꼭 적출하지 않아도 수술이 가능하다. 이사라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원래 재발이 많아서 수술 후에도 많게는 약 40%까지 재발될 수 있다”며 “자궁적출술 시행 여부와 골반장기 탈출의 유형 그리고 심한 정도 등을 고려해 각자의 상황에 맞는 개인별 맞춤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반장기탈출증 증상 체크리스트>

1
밑이 묵직하고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 배뇨·배변이 곤란하고 개운치 않다.
3 웃거나 재채기할 때 소변이 새는 경우가 있다.
4 아래 골반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다.
5 출산 이후 부부관계 시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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