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비타민D 완전 해부
비타민D 보충제 먹는다면
건강한 성인, 日 400~800IU 적당
고용량 제품 며칠 간격으로 섭취
과용하면 부작용
배출되지 않고 축적… 결석 위험
고칼슘혈증 유발해 구토·우울증
비타민D 주사 신중해야
10만~30만IU 고용량, 역효과 우려
수치 너무 낮고 약물 흡수 안 되는
낙상 골절 위험 환자일 경우 고려
한국인의 10명 중 8~9명이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알려지면서, 비타민D에 보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비타민D 보충제는 1만 7000여 개에 달하고, 10만~30만 IU의 고함량 비타민D 주사제도 나와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타민D는 원래 '뼈 호르몬'으로 불리며 뼈 건강에만 주목을 받던 영양소이다. 그러다 10년 전부터 비타민D가 암·심혈관질환·우울증 등 각종 질병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비타민D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한국인은 실내 생활이 늘고 자외선차단제 사용이 많아 전세계에서 비타민D가 가장 부족한 편이다. 2010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인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86.8%, 여성의 93.3%가 비타민D 부족 상태였다.
비타민D는 신경써서 보충해야 되지만, 얼마큼의 양을 어떻게 보충해야 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 비타민D 대표 전문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민 교수,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도움말로 궁금증을 풀어본다.

비타민D 궁금증 풀이
Q. 비타민D 보충제 꼭 먹어야 할까?
A. 한국인은 먹는 게 좋아
평소 오전 10시~오후 2시에 30분가량 햇볕을 쬐고, 생선·계란·우유를 포함한 세끼 식단을 챙겨 먹는 사람이라면 보충제를 안 먹어도 된다. 하지만 한국인은 실내 생활이 많고 다른 나라에 비해 자외선차단제 사용 비율이 높아 햇볕을 충분히 못 쬘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83%, 남성의 56%가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 부족 상태라고 해도 상당수는 당장 건강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햇빛을 쬐고 비타민D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기 어렵다면 보충제를 먹어볼 만하다.
Q. 보충제, 얼마큼 먹어야 할까?
A. 400~800IU가 적당
보충제 섭취를 결정했더라도, 얼마큼 먹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들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400~ 800IU를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혈중 평균 비타민D 수치는 남성의 경우 21.16ng/㎖이었고, 여성은 18.16ng/㎖이었다. 보통 혈중 비타민D 수치가 20~ 30ng/㎖이어야 적당한 수준이라고 본다. 100IU를 먹으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ng/㎖ 정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하루 400~800IU를 먹으면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정상 수준(22~29ng/㎖)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Q. 과용하면 부작용 있나?
A. 몸에 축적, 콩팥 결석·고칼슘혈증 유발
비타민D도 과용하면 독성을 일으킨다는 입장과, 독성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과용할 경우 혈액 내 칼슘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요로 결석·콩팥 결석·고칼슘혈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고칼슘혈증은 구토·변비·식욕부진·우울증·부정맥 등을 유발한다. 또 비타민D는 지용성(脂溶性)이라 몸에 쉽게 축적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비타민D를 매일 1만IU씩 고용량으로 섭취하는 경우에 주로 생긴다. 이렇게 고용량을 섭취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미국의학회·한국영양학회 등은 비타민D 1일 상한섭취량을 제시하고 있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성인의 경우 4000~1만IU 정도 된다.
Q. 고함량 비타민D 먹어도 되나?
A. 수 일에 한 번 먹어야
보충제는 한 알당 비타민D 함유량이 20~5만IU로 다양하다. 이 탓에 고함량 제품을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 전문가들은 고함량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매일 먹지 말고, 수일에 걸쳐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한 알에 5만IU가 들어 있는 보충제의 경우, 1일 상한섭취량(4000~1만IU)으로 나누면 5~10일치에 해당하는 양이니, 5~10일에 한 번 먹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타민D가 체내 조직에 축적돼 있다 서서히 방출되면서 제 기능을 한다.
Q. 비타민D 보충제, 흡수 잘 되나?
A. 체형·연령별로 달라
흡수율은 체형·연령·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비타민D를 먹으면 간·콩팥에서 활성화돼 각종 조직·세포가 쓸 수 있는 형태로 변한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간·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어 같은 양의 비타민D를 먹어도 젊은 사람에 비해 활성화되는 양이 적다. 비만한 사람도 섭취한 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체지방이 많아서 섭취하는 비타민D의 상당수가 지방에 녹아 혈액으로 흘러들어가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Q. 혈중 비타민D 검사, 꼭 받아야 하나?
A. 골다공증 등 질환 있을 때 추천
혈중 비타민D 농도 수치를 알아보는 검사도 있다. ‘25-(OH) 비타민D 검사’다. 이 검사는 모든 사람이 받을 필요는 없지만, 비타민D의 부족한 정도와 보충해야 할 양을 정확히 알고 먹고 싶은 경우 검사받아볼 것을 권한다. 검사를 꼭 받아봐야 하는 사람도 있다. ▲골다공증·골연화증 치료를 받는 사람 ▲갑상선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 ▲위·장질환이 있어 영양소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사람 ▲항경련제, 스테로이드제 복용자 ▲암·심혈관질환자 등이다.
Q. 비타민D 주사, 아무나 맞아도 될까?
A. 약 못 삼키는 사람만 맞아야
비타민D 주사제는 한 번에 10만~30만IU에 달하는 고용량의 비타민D를 한번에 몸속으로 투여한다. 비타민D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며 효과가 3개월간 유지된다. 그런데, 최근 고용량 비타민D 투여 결과 오히려 낙상 위험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여럿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70세 이상 노인에게 비타민D 6만IU를 투여했더니 1년간 낙상 발생률이 67%였는데, 이보다 적은 2만4000IU를 투여한 그룹은 48%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주사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타민D 결핍 시 상태가 뼈 건강을 악화하는 것은 확실히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비타민D 수치가 10ng/㎖ 미만으로 너무 낮아서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우려될 경우에 주사제를 써야 한다. 특히 노화 등으로 약을 삼키기 힘들거나 위·장 문제 탓에 약물 흡수가 잘 안 되는 경우 주사제가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