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뇌 먹는 아메바 사망자 또 발생, 우리나라는?

입력 2015.09.01 15:12
미국에서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또 나왔다. 미국 휴스턴 보건 관리자에 따르면, 14세 소년이 샘 휴스턴 주립공원에서 '뇌 먹는 아메바'라고 불리는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에 걸려 지난달 30일에 사망했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에 의하면 1952년 이래 조사에서 총 133명이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에 걸려 고작 3명만이 생존했다. 매우 드문 질환이나 치사율이 약 97.7%에 달한 만큼 매우 치명적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전역을 두려움으로 몰고 간 이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것일까?

호수에서 수영하거나 잠수하는 행위는 되도록 삼가고,깨끗한 물로 코와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
호수에서 수영하거나 잠수하는 행위는 되도록 삼가고,깨끗한 물로 코와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사진 출처=조선일보 DB

아직 우리나라에서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의 감염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대만·파키스탄·타이완·일본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나라에서 아메바성 뇌척수막염 감염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보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는 자유 생활 아메바에 의해 생기는 감염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아메바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기생해야 생존할 수 있는 '기생 아메바'와 단독으로 생존이 가능한 '자유 생활 아메바' 등이 있다. 자유 생활 아메바는 호수, 온천 등의 물에 살면서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며 증식한다. 특정 매개체나 숙주가 필요하지 않고, 환경에 잘 적응한다. 이들 중 일부는 인체의 조직에 침투해 병변을 만들고 감염을 일으킨다. 자유 생활 아메바 중 하나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원래는 단독적으로 생존할 수 있으나 때에 따라 인체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일반적으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따뜻한 민물을 좋아한다.

휴스턴 사망자 역시 호수에서 수영한 적 있으며, 수영하다 코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사람의 입이나 코로 침입해 뇌 조직 중 회백질과 전두엽을 손상시킨다. '뇌 먹는 아메바'라 불리는 이유다.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에 걸리면, 두통·졸음·메스꺼움·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흡사 감기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다소 어렵다. 그러나 최근 호수나 강가에 수영했고, 목에 강직이 오거나 정신착란이 오면 아메바성 뇌척수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발병 후 대개 3~7일 만에 사망하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아메바성 뇌척수막염 치료제는 현재 뚜렷하게 있진 않지만, 항생제인 암포테리신 B와 리팜핀을 병용해 치료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따뜻한 민물에서 수영하거나 잠수하는 등의 행동은 삼가고, 깨끗한 물로 코와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