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걸리면 치사율 95% 이상, '파울러자유아메바'

입력 2014.09.16 10:07

최근 민물에서 물놀이를 하던 9세 미국 소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언론이 주의를 당부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 소녀는 파울러자유아메바란 기생충의 공격을 당해 뇌수막염에 걸렸다가 사망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주로 강이나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코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 감염되는데 후각신경이 드나드는 통로를 통해 뇌에 들어가 뇌세포를 먹어 뇌수막염을 일으키고 눈에 침투해 각막염을 유발하는 살인 아메바다.

미국 수돗물에서 뇌 먹는 아메바가 또 검출됐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 캡처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사망자들은 대부분 감염 1주 이내에 수영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망자들이 수영을 했던 저수지를 조사하면 파울러자유아메바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수영을 하고 난 뒤 5~8일 정도에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영 후 24시간 뒤에 뇌수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일단 증상이 생기면 진행이 굉장히 빠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미국에선 수돗물로 코 소독을 한 28세 남성이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지 닷새 만에 죽기도 했다.

아메바가 본격적으로 증식하며 활동을 시작하면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 등이 생기고, 뇌수막염의 특징인 목이 뻣뻣한 증상도 호소하게 된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후각신경을 침범해 냄새가 이상하게 느껴진다거나 코피가 나는 증상이 있다. 그런데 아메바에 의한 뇌수막염과 세균에 의한 뇌수막염을 구별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 후의 경과는 복시가 생기고 발작을 하거나 의식이 없어지는 등 다른 뇌수막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시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95% 이상의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1962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 이 아메바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132명이고 그 중 생존자는 세 명에 불과하다. 일본과 태국, 체코, 이탈리아 등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 아메바가 나왔고, 저수지나 호수, 강가, 온천 외에도 수영장과 젖은 토양 등이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서식지로 알려졌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을 예방하려면 수영할 때나 강가에서 물놀이를 즐길 때 코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일각에선 수돗물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기생충의 침투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