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따라 수술 사망률이 다르다고?

혈액형에 따라 관상동맥 우회술(CABG)후 사망률이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대체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마취전문의사협회 회의에서 듀크대학의학센터 연구팀은 약 1만 5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B형 환자가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은 후 사망률이 다른 혈액형의 환자보다 20%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런 위험성이 차이가 있는 이유는 혈액 응고를 위해 반응하는 '폰빌레브란트' 인자 때문으로 추정했다. 폰빌레브란트 인자는 2가지 역할을 한다. 혈소판이 혈관 내 상처난 부위가 아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제8응고인자;를 보호한다.

반대로 O형의 경우 관상동맥 우회수술 후 수혈과 출혈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형은 폰빌레브란트 인자의 수치가 낮기 때문이다. 반면, O유전자가 없는 AB형은 폰빌레브란트 인자 수치가 높기 때문에 사망률이 20%정도 낮은 것이다. 연구팀은 "AB형인 경우,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한 후에 출혈 위험이 가장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장성수 교수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할 때는 출혈이 있어 미국 연구팀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관상동맥 우회술이 아닌 스텐트 삽입술을 한 경우는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텐트 삽입술이란 막힌 관상동맥에 스테인리스 강이나 합금으로 관을 막힌 혈관을 넓히는 것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스텐트 삽입 후, 혈관 내 피가 응고되어 막히는 혈전이 가장 큰 문제다.  혈소판 접착에 관여하는 본빌레브란트 인자가 많으면 혈관이 막힐 확률이 그만큼 높다. 장성수 교수는 "스텐트 삽입술과 같은 수술을 한 경우에는 오히려 본빌레브란트 수치가 낮은 O형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