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스트레스 심한 싱글들, 무조건 참다가…

명절만 되면 피로감과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는 주부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에는 아내와 부모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남편, 취직이나 결혼을 하지 못한 청년들까지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명절증후군의 원인과 극복방법을 알아본다.

남편 명절 증후군
개인 사업을 하는 송씨는 아내 못지않게 명절증후군을 겪는다. 명절만 되면 아내가 여기저기 아프다며 짜증스러워하고, 시댁과의 관계에서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비치는 것을 보는 것이 결코 마음 편한 일이 아니다. 참고 봐주다가도 어느 순간 너무한다는 생각에 욱하고 화를 냈던 것이 번번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곤 했다.

싱글 명절 증후군
골드미스 김씨는 다가오는 설이 또다시 고역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매년 설과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 친지들에게 들었던 얘기들을 또 들어야 할 생각을 하면 별로 귀향길이 내키지 않는다. 시집가라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정작 시집을 못 가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당사자임에도 남들이 생각 없이 던지는 말들에 기분 상하는 것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특정한 질병은 아니지만 증상은 뚜렷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핵가족화 된 가족들이 명절기간 동안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대가족제도 속으로 잠시 들어오면서 정신적·신체적 부적응 상태를 겪는데 기인한다.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신체증상으로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복통, 심장 두근거림,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힘들었던 기억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명절이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경험들이 떠오르면서 다양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때문에 명절증후군은 특정한 질병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우나 통증은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자신의 처지나 환경에 따라 가슴 답답함, 허리 통증 등의 신체적 증상과 여러 심리적 증상을 자주 보이곤 한다. 명절 후 고향에 남게 되는 부모들은 자식을 목 빠지게 기다려온 명절이 끝난 뒤 심한 공허함을 겪는 경우도 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치료해야 할 가족병

명절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의 일반화된 대처방법은 그냥 참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참기만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더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다. 따라서 먼저 명절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절을 기회로 시댁이나 친지들과 소원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육체적 피로 회복을 위해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밤늦게까지 과식, 과음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한 행동이 수면 리듬을 깨트린다. 또 연휴 마지막 날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수면과 동시에 낮 동안 스트레칭을 자주 하여 근육통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끼리 작은 어려움이나 결정도 같이 함께 얘기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잊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나 명절 때문에 가슴에 쌓인 말들을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명절 스트레스를 겪는 싱글들은 사람들이 별 뜻 없이 내뱉는 말에도 자격지심이 과도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대비하려면 미리 상황을 예측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설령 예상했던 질문을 받게 되더라도 의연하게 넘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명절증후군의 정신적·신체적 증상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정신과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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