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했던 노래 가사 중에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라는 가사가 있다.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 잘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젓가락질을 잘한다면 더 여유롭고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쇠젖가락을 쓰는 유일한 나라! 그렇다! 젓가락을 쓰는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모두 나무젓가락을 쓰고 있으며, “미끄러운 쇠젓가락”을 쓰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최소침습척추수술, 특히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치료는 100세 건강을 위해 발전되어야 할 치료법이지만, 아주 세밀한 손작업이 필요하므로, 수술을 배우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었다. 사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시작이 되었으며, 전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었지만, 그 중 독일과 대한민국이 선두의 길을 열어 가게 되었다. 물론 독일의 발전에는 의료 산업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은 특이하게도 이 쇠젓가락 문화가 척추내시경수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사실 수많은 외국 학회 강의를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의 최소침습척추수술,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치료에 많은 외국 의사들이 감탄하기도 하고, 감명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자주 묻는 질문이 “대한민국 의사들은 어떻게 그렇게 수술을 잘 하나요?”이다. 그러면 나의 답은 항상 똑 같다. “대한민국은 태어날 때부터 쇠젓가락을 쓰고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미끄러운 쇠젓가락이 세밀한 술기를 시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듯합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외국 의사들에게 쇠젓가락 쓰는 방법을 연습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수술과 비수술은 과연 무엇일까? 척추 통증으로 고통을 받는 많은 환자들은 수술보다는 비수술적 치료를 받기를 원한다. 물론, 척추 관절 기능을 하는 근육 및 골격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통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겠지만, 하지만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척추 치료에서 신경 손상을 최소화 하는 것은 이보다도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즉, 최대한 비수술적인 측면에서 신경 압박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보았을 때, 척추내시경 수술 및 치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시술을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며, 기술의 발전이 계속 진행되어 왔던 터라, 사실,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치료는 그 동안 “길면 5년 짧으면 3년”의 시술로 치부되어 왔었다. 하지만, 쇠젓가락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치료의 발전은 척추 퇴행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에 퇴행성 척추 수술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적이 있다. (니틴 앗술, 김현성, 최성호, 장지수, 장일태, 오성훈. 급성 양측 하지마비: 퇴행성 척추 질환의 치료에서 척추내시경을 통한 패러다임의 변화. World Neurosurg. 2017) 최근 발생한 급성 양하지 마비로 내원한 환자를 척추내시경 수술만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하여, 마비를 호전 시키고, 몇 일 후 퇴원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이제 퇴행성 척추 수술의 패러다임은 척추내시경 수술 및 치료를 기반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현재 척추내시경 수술 및 치료는 세계 주요 국가에서 경쟁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동안, 독일, 한국,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오던 것이, 이제 중국, 일본, 인도, 태국이 가세하였으며, 여기에, 수많은 나라들이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치료를 배우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며, 세대는 언젠가 바뀌게 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쇠젓가락 기술은 퇴행성 척추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나누리병원 척추센터 김현성 원장이 알려주는 재미있는 척추 건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