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발과 발목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다. 발과 발목 부분에 발생하는 정형외과 질환은 다양하고, 수술법도 다양하다. 그간의 다양한 수술의 경험을 되짚어보며, 필자가 가장 자신 있게 환자에게 권했던 수술은 뭐일지 생각해 봤다. 물론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이 글에서는 발목 관절 고정수술을 소개하고 싶다. 발목 관절 유합수술은 발목의 연골이 다 닳은 말기 발목관절염 환자에게 시행하는 수술 중 하나다. 발목 관절을 이루는 뼈 중, 경골과 거골 사이에 연골이 닳아서 발목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발생시키는 질병이 말기 발목 관절염이다. 이러한 말기 발목관절염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경골과 거골을 하나의 뼈로 붙이는 수술이 발목 관절 유합수술이다. 발목 관절을 움직이지 않게 하나의 뼈로 고정하는 발목 관절 유합수술이, 발장이로서 가장 자신 있게 권하는 수술이라고 하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황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그 이유를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발목 관절 유합수술을 해도 발목은 움직인다. 발목은 발등 쪽으로 올리는 배굴, 발바닥 쪽으로 내리는 척굴, 내-외측으로 꺾는 내반과 외반 이렇게 네 가지 방향의 운동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발목의 움직임은 발목관절과 발의 관절들이 합심해서 이뤄내는 결과다. 따라서, 발목 관절 유합수술을 해서 발목관절은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발의 관절들의 움직임은 남아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발목관절 유합 수술 후에, 수술 전보다는 뻣뻣하지만, 환자들의 걱정했던 예상보다는 유연한 발목의 움직임이 남아 있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두 번째로, 말기 발목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수술 후 완전하게 사라질 수 있다. 발목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발목관절이 움직이면서 발생이 되는데, 이 움직임을 관절을 하나의 뼈로 유합시켜서 없애는 수술이기 때문에,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없어지게 되니, 환자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 세 번째로, 관절 유합수술을 해서 하나의 뼈로 붙기만 하고 관리만 잘 된다면, 수술 후 30년 이상 아무 일 없이 지낼 수 있다. 현재, 의학의 발달로 백세시대가 이뤄진 만큼, 의사인 필자도 수술 후 수술 효과가 몇 년 이상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면서 시행한다. 발목 관절 유합수술의 효과가 30년 이상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백세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
물론 발목의 움직임을 보존하는 발목 인공관절 수술이 개발되면서, 현재 발목관절 유합수술은 그 적용 범위가 점점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발목의 인공관절을 못하는 환자에게 발목 관절 유합수술은 발목관절의 움직임을 적지만 보존하면서 통증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수술이기 때문에 현재에도 자신 있게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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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건강한 걸음을 위한 의학 칼럼! 두발로병원 대표원장과 함께 하는 족부 및 근골격계 세부 의학정보 및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한 다양한 치료 노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