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주 마시면 주량 늘어날까?

입력 2017.12.14 09:03

[연말 음주 2題]
일시적으로 늘 수도… 계속 과음하면 肝 손상

연말 잦은 모임으로 술을 많이 마시다보면 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과신해 자신의 주량을 넘어선 양의 술을 계속 마시면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몸속 효소 작용도 전반적으로 저하돼 소화 불량·피부 트러블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알코올 속 독성물질인 '알데히드(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있다. 그런데 체내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분해하기 어려운 정도의 과량의 술이 체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은 또 다른 효소 분해 시스템을 가동한다. 한양대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강보승 교수는 "간에서 2E1(CYP450 2E1)이라는 효소를 10배까지 늘려 알데히드 분해를 돕는다"며 "일종의 비상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량이 늘었다고 느낄 수 있다.

문제는 2E1 효소가 알데히드를 분해할 때는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알데히드를 분해할 때와 달리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활성산소는 몸속 세포를 손상시켜 '유해(有害)산소'로도 불린다. 경희대약대 정세영 교수는 "2E1 효소 활동에 의한 활성산소는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간에 유독 큰 손상을 입힌다"고 말했다. 활성산소는 몸속 효소의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술 섭취량이 줄어들면 2E1 효소 수도 줄면서 기존 주량으로 돌아간다. 정 교수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3~7일 뒤 원래대로 줄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