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70여 개국 신경정신약물 전문가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조직위원장 권준수〈사진〉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말이다. 권 교수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현병은 정신질환의 핵심으로 꼽힌다. 권 교수는 "그만큼 병의 원인이 복잡하고 증상이 워낙에 비특이적이다"라며 "다행인 것은, 조현병에 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커서 환자가 꾸준히 치료만 받으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유병률이 1%인 드물지 않은 정신질환이다. 유전적으로 뇌의 시냅스 연결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가, 사춘기 시기에 스트레스·호르몬 변화 등을 겪으며 발병한다. 신경세포끼리의 연결이 엉성해 정보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서 환청과 망상을 주로 겪는다. 권준수 교수는 "예전에는 발병 후 한참이 지난 뒤에 재활 개념으로 치료했지만,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는 게 밝혀졌다"며 "최근에는 병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직전 상태인 임상적 고위험군에게까지 상담·스트레스 관리 같은 치료를 적극 시행한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균형을 조절하는 약을 복용해 치료한다. 처음 발병한 경우 약을 5년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정도로 좋아진다. 권준수 교수는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거나, 정신과 약 복용을 부담스러워 해 스스로 약을 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러면 병이 재발하는데, 이때는 치료 기간이 훨씬 더 길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게 주사 치료제다. 한 달에 한 번만 맞으면 약효가 지속돼 매일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효과가 세 달간 지속되는 주사제도 개발됐다. 권 교수는 "이처럼 조현병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며 "뇌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해, 사회생활을 기피하거나 감정이 무뎌지는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됐다"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이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병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조현병보다는 성격장애로 인해 범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고, 조현병 환자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사춘기 때 철학적인 생각을 유난히 많이 하거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을 자신과 연결지어 생각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면 한 번쯤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권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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