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의 것? 남성 갱년기증후군 탈출법 갱년기 증상은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무기력증과 성기능 장애 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남성 갱년기는 신체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현상으로 여기기 쉽다. 남성 갱년기에 대해 충남공주의료원 비뇨기과 신관희 과장에게 물었다.
Q 남성 갱년기증후군 증상은 무엇인가? 기분 변화, 수면장애, 근육량과 근력 감소, 내장지방 증가, 성기능 장애 등이다. 성욕이 감소하고, 발기 횟수나 강직도가 준다. 자는 동안 생리적으로 유발되는 발기 횟수가 감소한다. 기억력 감퇴, 우울감 등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잠을 깊이 못 자기 때문에 낮에 피로감을 느낀다.
Q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있는가? 증상 유무를 이용해 간단하게 남성 갱년기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① 최근 성욕이 줄었다. ② 무기력하다 ③ 근력 및 지구력이 감소했다. ④ 키가 줄었다. ⑤ 삶의 의욕이 없다. ⑥ 슬프거나 짜증이 많이 난다. ⑦ 발기력이 감소했다. ⑧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지친다. ⑨ 저녁식사 후 졸음이 자주 온다. ⑩ 업무능력이 감소했다. 이상 10가지 항목 중 1번 혹은 7번 항목이 ‘예’이거나, 그 외 세 항목 이상이 ‘예’라면 남성 갱년기증후군을 의심한다.
Q 남성 갱년기증후군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이 들면서 고환 기능과 고환 내 라이디히 세포 감소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한다.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러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은 폐경이 오면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린다. 반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40세 이후 해마다 약 1.6%씩 감소한다. 갱년기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 노화에 따른 증상이나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으로 생각하기 쉽다.
Q 남성 갱년기 진단을 위해 어떤 검사를 하는가? 혈액을 채취해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호르몬 검사를 한다. 호르몬검사는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 혈청 유리형 테스토스테론, 유즙분비호르몬, 황체형성호르몬 등이다. 성호르몬은 분비되는 양이 시간에 따라 다르므로 오전 8시~10시에 측정해야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 성인 총 테스토스테론 정상치는 10~35nmol/L이며, 8~12nmol/L 정도로 낮으면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거나 의심되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노년 남성은 반드시 심혈관 상태와 혈액 내 지질검사를 한다. 전립선암 또는 중증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환자는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할 수 없으므로, 전립선 특이항원(PSA), 직장수지검사,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검사 등을 선행한다.
Q 여성처럼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치료하는가? 근본적인 치료법은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이다. 치료제는 경구형, 경피형, 주사형이 있다. 경구형은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지만 지속시간이 짧아 하루 2회 이상 복용한다.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형 역시 사용이 간편하지만 피부 부작용 등의 합병증이 있다. 바르는 겔 형태는 인체 생리반응과 가장 유사한 방법으로 매일 바른다. 1개월 또는 3개월마다 근육주사를 맞는 주사형은 효과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전립선암이나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런 환자에게는 시행하지 않는다.
Q 생활 속에서 갱년기 증상을 예방하고 교정할 방법이 있는가? 남성 갱년기증후군을 방치하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대사증후군을 앓는 남성은 이미 갱년기증후군을 가졌을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과 더불어 관리는 필수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자 치료법은 운동이다. 빨리 걷기, 달리기, 등산, 수영, 체조 등 유산소운동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대근육 근력 운동은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발기부전을 개선하고 근력 향상, 골밀도 증가, 혈당 유지, 혈중 지방질 제거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전립선 질환이 있다면 승마나 자전거 등 회음부를 압박하는 운동은 피한다. 패스트푸드, 마가린, 버터 등에 있는 포화지방산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감소시키므로 피한다. 흡연자,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는 같은 나이 정상인보다 테스토스테론 양이 10% 이상 감소된다. 금연하고, 절주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한다. 적당한 휴식과 여가활동 등이 갱년기 증상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성에 관한 관심도 꾸준히 유지한다.
Q 갱년기증후군에 따른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소로 부부생활이 어렵거나 자신감을 잃어 우울감에 빠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부부가 함께 적극 노력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깊이 있는 대화와 함께 여가를 즐긴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때는 전문의를 찾는다. 신체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지지해주고, 검사와 치료를 적극 돕는다.
취재 한미영 헬스조선 기자
사진 박용진(스튜디오100)
도움말 신관희(충남공주의료원 비뇨기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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