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3명 중 1명은 '갱년기', 치료 미루면 삶의 질 급격히 떨어집니다"

입력 2020.10.05 13:31

[전문의에게 묻다]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

 

아직도 남성은 갱년기를 겪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여성처럼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지는 않지만, 남성도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며 여러 가지 증상을 겪는다. 남성갱년기는 삶의 질을 낮추기도 하지만, 노화로 인한 각종 만성질환이 겹치면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대한남성과학회 상임이사이기도 한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에게 남성갱년기에 대해 물었다.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 사진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이 남성갱년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남성갱년기는 무엇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겪고 있나요?
'테스토스테론'이라고 불리는 남성호르몬은 30대를 기준으로 점차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매년 1%씩 떨어지면서 60~70대가 되면 기존 정상 호르몬 수치의 40~60%까지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남성갱년기'라고 합니다. 남성갱년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주로 음주·흡연·비만·스트레스 등 환경적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동반되면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남성갱년기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4명 중 1명(26.9%), 50대는 3명 중 1명(31%)이 남성갱년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남성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요?
남성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성기능 저하입니다. 많은 환자분이 성기능 저하로 인한 고민을 갖고 병원을 찾아오시곤 합니다. 둘째는 우울감이나 무기력 등 기분이 저하되는 증상입니다. 셋째는 '리비도(libido)'라고 불리는 성욕구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성기능 저하와 달리 성적인 느낌이나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 것이 특징적 증상입니다.

Q. 남성갱년기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먼저 환자 문진을 통해 증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혈액검사를 진행합니다. 호르몬 수치도 중요하지만, 전립선 수치(PSA, 전립선암 지표)나 혈액 성분 검사까지 함께해 정확한 원인을 판단합니다. 특히 전립선과 연관성이 있어서 관련 부분까지 모두 확인하고 치료를 병행해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바탕으로 진단하기는 하지만, 병원 방문 전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는 도구도 마련돼 있습니다. 환자분이 직접 점검해보실 수 있고, 진단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사 하단 참고)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 사진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 사진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이 남성갱년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남성갱년기가 의심된다면 꼭 치료해야 하나요?
단순한 노화 현상일 수도 있지만, 환자분들이 실제로 '내가 갱년기가 왔구나'라고 느낄 땐 이미 상당히 갱년기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을 땐 조기에 검사를 받아보시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우울감,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 증상이 가장 먼저 개선됩니다. 성기능과 관련된 효과는 나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신다면 충분히 원하는 증상 개선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Q. 남성갱년기 치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남성갱년기 치료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약으로 먹을 수 있는 경구제가 있고, 바르는 겔 타입의 연고나 패치제, 주사제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경구용 제제와 주사제가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이들 치료약은 병행하지는 않고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을 처방합니다. 다만, 경구약의 경우에는 소화 장애를 유발하거나 복용 시간을 따져야 하는 등 불편감이 있어서 보편적으로 편안하게 치료할 수 있는 주사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Q. 주사제는 단기형과 장기형이 있다던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주사는 '단기간 지속형 주사제'와 '장기간 지속형 주사제' 두 종류가 있습니다. 단기형 주사제는 3~4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효과가 급속하게 올라갔다가 급속하게 떨어집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롤러코스터 현상'이라고도 하는데요. 이에 반해 장기형 주사제는 보통 8~12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습니다. 한 번에 고용량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몸에 천천히 흡수돼 장기간 작용하는 기전입니다. 장기형 주사제는 안정기에 접어들면 긴 기간을 두고 치료받을 수 있어 환자분들의 편의성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환자마다 단기형·장기형 주사제 중 적합한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 맞춘 적절한 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장기형 주사제와 단기형 주사제 효과 그래프
장기형 주사제와 단기형 주사제는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달라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도 다르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치료약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나요?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치료 중에 헤모글로빈 수치(혈색소)나 적혈구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치료 간격을 넓히거나 수치를 먼저 떨어트린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절대적 금기증'이라고 해서, 치료를 반드시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거나 ▲PSA 수치가 4 이상 일정 기간 올라가거나 ▲혈색소 수치가 18 이상 ▲적혈구 수치가 54 이상인 경우입니다. 갑자기 치료가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치료 시작 전 우선적인 검사가 중요합니다. 치료 시작 후 3개월, 6개월, 1년 간격으로 검사하며 치료를 진행하면 큰 문제 없이 치료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이밖에 남성갱년기 치료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환자 본인이 치료하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치료와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음주·흡연·비만·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환경적 요인은 정말 보편적인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하는 효과도 있고, 근력이 향상되며 체중이 감량되면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남성갱년기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성갱년기는 보통 40세가 넘어가면서 본인이 조금씩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급격하게 진행되는 증상이 아니므로 '단순 노화’로 생각해 치료를 안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으셔서 검사를 받고, 증상에 맞춰 치료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갱년기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도 함께할 수 있으므로 종합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치료와 진단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치료만 하신다면, 충분히 삶의 질을 개선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 사진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대표원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남성갱년기 자가진단법(Androgen Deficiency in Aging Males, ADAM)
아래 진단 설문지 항목 중 1번이나 7번 항목이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질문들 3개 항목 이상이 해당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1. 성욕 감퇴가 있습니까?
2. 기력이 없습니까?
3. 체력이나 지구력에 감퇴가 있습니까?
4. 키가 줄었습니까?
5. 삶의 즐거움이 줄었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6. 울적하거나 기분이 언짢으십니까?
7. 발기가 예전보다 덜 강합니까?
8. 운동 경기 능력이 최근에 떨어진 것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9. 저녁 식사 후 바로 잠에 빠져드십니까?
10. 일 수행 능력이 최근에 떨어졌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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