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어혈제거 효능 있어 혈액순환·관절염 등 사용
100% 독성 제거법 없어 알레르기 있으면 금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팀은 옻 나무에 있는 성분이 류마티스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국제면역약학회지에 발표했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발한 쥐에게 옻나무추출물 50㎎/㎏을 투여하자 염증 유발 물질이 80%까지 제거됐다. 이는 관절염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효과"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방에서 옻은 건칠이라 하여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있어 혈액순환을 좋게 하거나 위나 관절 염증에 쓴다. 말린 옻 껍질 2~10g을 물 2~3컵에 넣고 2~3시간 달여 식후에 복용하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산후풍으로 팔 다리가 시릴 때, 관절염이나 타박상으로 무릎 통증이 있을 때, 위염으로 인한 복통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먹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는 위장장애 등 부작용이 있지만 옻 추출물의 독성을 제거한 뒤 계지, 방풍 등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한방병원은 올 상반기 중 옻 추출물을 이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억력·아토피 증상 개선

김 교수는 "사람의 뇌세포에 옻나무 추출물을 주입하자 3일째부터 뇌세포의 영양소 공급량이 늘고, 기억력·치매·파킨슨병 등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건강한 상태로 재생시키는 유전자가 활성화됐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옻 추출물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옻을 만지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독성을 잘 제거하면 오히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개선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태후 경희대 한방재료가공학과 교수는 "예전부터 옻은 항균 작용이 있어 위염 등 각종 염증 치료에 사용했다. 이런 기능에 착안해 버섯균으로 옻의 독성을 제거한 뒤 0.25%로 희석시킨 용액을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쥐에게 투여했더니 염증 반응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옻 추출물을 이용한 아토피용 크림 시험용 샘플을 만든 상태로, 내년 봄쯤 일반의약품으로 개발해 시판할 예정이다.
◆옻 알레르기 등 위험 해결돼야
최근 옻의 독성을 제거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김태영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연구원은 "옻은 독성만 잘 제거하면 약용으로 쓸 수 있다. 지난해 발효, 원심분리 등으로 옻의 독성을 제거해 성가병원 의료진과 함께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피부발진이나 간독성 등 이상 반응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옻 제품은 독성이 완벽히 제거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섭취할 때 주의하라고 말한다. 김명곤 전북대 바이오식품공학과 교수는 "옻은 좋은 효능이 많지만, 아직 독성 제거 방법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옻을 발효시키면 독성이 제거되지만 100%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수홍 고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과의 알레르기 검사 키트에도 옻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옻 알레르기를 사전에 찾아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옻 함유 식품을 먹기 전에 피부에 바르거나 아주 소량만 먹어본 뒤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절대로 먹으면 안되고, 아무 문제가 없으면 복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옻이 올라도 조금씩 계속 먹으면 면역이 생겨 나중에는 괜찮아진다는 것은 틀린 속설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한번 옻에 노출되면 항원에 민감한 상태가 돼 두 번째 먹을 때에는 조금만 먹어도 쇼크 등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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