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부터 매번 극심한 복통” 의사는 생리통이랬는데… 10년 뒤 ‘이 병’ 4기 진단, 무슨 사연?

입력 2025.02.26 10:39

[해외토픽]

엘렌 윈 사진
엘렌 윈은 2014년 초경 이후부터 극심한 통증을 겪기 시작했는데, 10년 만에 자궁내막증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사진=더 선
영국 20대 여성이 극심한 복통을 겪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정확한 진단명을 알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엘렌 윈은 2014년 초경 이후부터 극심한 통증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14세였던 윈은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학교를 결석하거나 집 밖을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통증을 겪기도 했다”며 “그런데 병원에 가면 생리통일 뿐이고 내가 엄살이 심하다고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통증은 생리 때마다 나타났고, 다른 병원을 방문해도 똑같이 생리통이라는 진단만 받았다. 그러다가 윈은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들이 틱톡에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았다고 올린 영상들을 보고, 자궁내막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검사 결과, 자궁내막증이 발견됐고, 4기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윈이 정확한 진단을 받은 건 2024년으로, 첫 증상이 나타난 지 10년 만이다. TV 리얼리티 쇼에 출연 중이던 윈은 자궁내막증 치료를 위해 쇼에서 하차해야 했다. 윈은 “여성 건강에 대한 정보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이런 여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엘렌 윈이 진단받은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에 부착해 증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으로는 ▲골반통 ▲월경통 ▲하부 허리통증 ▲월경 직전‧월경 중의 배변통 ▲생식 능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자궁내막증은 1기부터 4기까지 진행 정도에 따라 분류된다. 1, 2기는 궁벽이나 복막, 난소 등에 자궁내막조직이 증식한다. 그런데 3, 4기는 덩어리가 발견되거나 골반 장기, 장 등이 유착돼 증상이 악화한다.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월경혈의 역류로 인한 자궁내막증이 가장 흔하다. 월경 중 탈락한 자궁내막조직이 질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난관을 따라 골반 내로 들어가서 다른 장기에 붙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면 다른 곳에도 자궁내막조직이 있어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보통 자궁 근육 안쪽이나 복강에서 발견된다. 월경기에는 이 조직도 똑같이 탈락하면서 그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22년 기준 18만 9044명이다. 자궁내막증은 초경에서부터 폐경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엘렌 윈처럼 10대에서의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자궁내막조직이 배출되는 경로에서 해부학적 기형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자궁내막증은 불임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으로 청소년기에 발생한 자궁내막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하면 향후 가임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들은 월경을 멈추는 약물치료나 다른 부위에 붙은 자궁내막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자궁내막증은 월경 주기에 따라 증식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의 합성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경구용 복합 호르몬제나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제제 등을 복용해 월경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술을 진행해 잘못 있는 자궁내막조직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재발 위험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검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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