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청결제로 가글 후… ‘물’로 입 헹궈야 할까?

입력 2023.04.24 22:00
가글
구강청결제를 사용한 후 물로 입안을 헹구면 살균·소독 성분이 희석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구강청결제로 가글한 후, 습관처럼 물로 입안을 다시 헹구는 사람들이 있다. 구강청결제 성분이 입안에 남아있는 게 왠지 찝찝하다는 이유다. 구강청결제로 가글 한 후 입을 헹구는 것과 헹구지 않는 것. 둘 중 어느 게 올바른 구강청결제 사용법일까?

가글 후에 물로 입안을 꼭 헹굴 필요는 없다. 입안에 구강청결제 성분이 남았대서 몸에 큰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구강청결제를 마셨다가 독성 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사례가 간혹 보도되긴 하나, 이는 다량의 구강청결제를 장기간 섭취한 경우다. 구강청결제 속 ‘살리실산메틸’이 몸속에서 메탄올로 분해되면, 이것이 또다시 포름산으로 전환돼 안구 조직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메탄올을 15ml 음용하면 실명하고 60~240ml 복용하면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구강청결제를 마셔서 메탄올로 인한 독성 시신경병증이 발생하려면, 성인 몸무게 50kg 기준으로 구강청결제를 10개는 마셔야 한다.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가글하다 자신도 모르게 소량의 구강청결제를 삼키는 정도로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일반적인 구강청결제라면 가글 후에 물로 입안을 헹구지 않는 게 좋다. 입안에 남은 가글 성분이 물에 희석돼 구강청결제 속 소독·항균 성분의 농도가 옅어질 수 있어서다. 구강 내 소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단 뜻이다. 일반적인 구강청결제가 아니라, 사랑니 발치 후 치과 의사가 처방해준 가글액이라면 사용 후 물로 입을 헹구지 말아야 한다. 이유는 비슷하다. 가글 속 항염 성분이 물에 씻겨나가며 염증 억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65세 이상 ▲베타차단제·칼슘통로차단제 성분의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구강청결제를 사용한 후엔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게 낫다. 구강 내 침 분비량이 줄어든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강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침 분비량이 줄면 입안이 건조하고 예민해진다. 이때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 소독·향균 성분이 점막을 자극하게 된다. 이에 입안이 더 메마르거나, 맵고 따끔거리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가글한 후 물로 입을 헹구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