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 말고도, 어려운 수술에서 그 쓰임이 빛을 발한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관절 변형이 심한 경우, 뼈가 너무 단단하거나 약한 경우 등에 로봇을 이용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손으로 수술을 하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데, 로봇으로 사전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정밀하게 가이드를 만들고 실제 수술을 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로봇을 이용하면 절개를 최소화해 회복도 빠르다.
다리 수술 경험 있는 사람, 로봇으로 수술
임모(61)씨는 25년 전 왼쪽 대퇴부(허벅지뼈) 골절로 내고정술(나사못과 고정판을 뼈에 심어 뼈를 붙이는 수술)을 받았다. 큰 불편함 없이 지내다 5년 전부터 양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겼고, 어떤 치료로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과거 내고정술을 한 이력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이 어려운 케이스였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대퇴부에 고정돼 있는 내고정물이 무릎 가까이에 있고 오래 돼서 제거가 힘든 상황이었다"며 "뼈를 깎다 재골절의 위험도 있어 인공관절 수술이 어려운 케이스였지만 로봇을 이용하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할 것 같아 로봇 수술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임씨는 수술 전 CT 촬영을 진행했고,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행히 인공관절이 나사못 등과 가까이 있었지만 제거하지 않고 핀 일부만 제거하고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됐다. 가상 수술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로봇 이용하면 정확한 수술 가능해 재활 기간도 짧아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진짜 수술 전에 '가상'으로 수술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먼저 환자의 무릎 CT를 찍어 실제 환자 무릎 상태와 같은 3차원 영상을 만든다. 이를 이용해 사전에 수술 계획을 세우고 가상 수술을 해본다. 가상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가이드를 만들고, 실전 수술에서 로봇이 가이드에 따라 뼈를 정밀하게 깎는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수술의 정확성과 정밀성을 한 차원 높였다. 윤성환 병원장은 "대부분의 수술이 의사 경험이나 숙련도에 의존하다보니 실패율이 다를 수 있고, 사람 손으로 ㎜ 단위까지 정밀하게 뼈를 깎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3차원 가상 현실에서 미리 수술을 해봄으로써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수술을 진행할 수 있고, 0.1㎜ 오차도 줄이는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로봇 팔에 부착돼 뼈를 자르는 기기인 커터는 직경이 5㎜·2.36㎜로 작아 피부·연부 조직을 조금만 절개해도 된다.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다보니 출혈이 적고 감염 위험도 줄었다. 재활 기간이 짧아져 입원 중에 모든 재활치료가 끝나 퇴원 후 다시 병원을 오는 불편함이 없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활용된 지는 5년 정도 밖에 안됐지만, 이춘택병원은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로보닥(ROBODOC)'을 도입해 지금까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1만6000건 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다. 2005년에는 독자적으로 로보닥을 연구·개발하는 부설연구소 '이춘택의료연구소'를 설립, 로봇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2021년에는 이춘택의료연구소에서 수술용 로봇 '닥터 엘씨티(Dr LCT)'를 개발했다. 닥터 엘씨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동화 시스템 로봇 수술기의 제조 허가를 획득하였고, 3등급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GMP) 인증을 획득해 로봇 수술기의 제품화에 필요한 모든 허가 절차를 마치게 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은 로봇 팔 관절이 5축인데 반해 닥터 엘씨티는 7축으로 되어 있어 수술 과정에서 로봇 팔이 보다 자유롭고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기존 5축으로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가능하게 돼 최소침습수술(MIS)에 더욱 특화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절삭 오차를 줄이고 보다 강해진 힘으로 절삭 능력을 높이면서도 다중 센서가 부착돼 안전성을 높였다. 소프트웨어 또한 업그레이드되어 수술 계획 수립부터 실행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윤성환 병원장은 "닥터 엘씨티는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국 FDA 승인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특강 나선 윤성환 이춘택병원장
"로봇, 인공관절 수술 중심될 것"
"인공관절 수술 5건 중 1건은 로봇으로 이뤄질 만큼 로봇 수술이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2002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로봇을 도입한 병원으로서 국내 로봇의 종류별 특장점을 소개하고, 수술 노하우와 함께 이춘택병원의 로봇 20년 연구와 로봇 '닥터 엘씨티'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동영상으로 로봇 수술 과정을 보여주고 까다로운 수술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윤성환 병원장은 "로봇은 일관되고 정확한 결과를 내는 만큼 장점이 확실하며, 이는 수술 의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국내 로봇 인공관절 수술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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