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의료진과 면밀한 대화 거쳐 결정해야"

입력 2023.03.08 08:52

[헬스 톡톡] 박상언 연세바른병원장

퇴행성 관절염 검사부터 치료·수술까지 해결하는
'전문병원' 만족도 높아

관절 모두 망가졌다면 인공관절 치환술 시도
무리한 수술 권유 금물

연세바른병원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단계별 치료를 통해 자기 무릎을 최대한 건강하게 오래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박상언 대표원장의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나라 사람은 병이 생기면 서울을 찾는다. 대학이 주는 신뢰와 함께 여러 과의 협진으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최선의 진료를 적용하는 대학병원들이 밀집돼 있어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의사를 만나는 시간이 짧다는 단점도 있다. 수많은 대기 환자로 경과를 지켜보는 데에만 3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게 각 과의 전문병원들이다. 제대로 된 전문병원이라면 즉각적인 진료와 검사, 시술, 수술, 퇴원까지 최소한의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의사와의 거리감도 짧아서 치료 전 궁금증은 쉽게 해소하고 치료 후 발생하는 이차적인 문제에 대한 대처도 빨라 환자 만족감이 크다. 전문병원이 특히 유리한 질환들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약, 주사, 정밀검사, 시술, 수술 그리고 재활 등 치료 과정이 다양해 수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수술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세바른병원의 박상언 원장에게 퇴행성 관절염 치료 과정에 대해 물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나?

관절염의 진행 단계를 파악한다. 통상 엑스레이를 본 뒤 1, 2, 3, 4기로 단계를 나눠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 도움 되는 설명은 아닌 것 같다.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건 결국 현재 무릎 상태로 일상을 지낼 수 있느냐다.

의료진도 환자들이 기대하는 바에 맞춰서 말해야 한다. 무릎 상태에 대해 환자들에게 세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약도 필요 없는 단계 ▲주사 정도는 필요한 단계 ▲MRI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단계다. 정밀검사는 주사나 약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때 시행한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 환자들에게 또다시 세 가지 치료 단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집으로 자주 비유를 하는데 첫 번째는 '낡은 가구로 인한 인테리어' 두 번째는 '일부 균열로 인한 리모델링' 세 번째는 '지나친 건축물 노후화로 인한 재건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단계별 구체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

1단계는 간단한 관절내시경으로 하는 치료를 뜻한다. 관절내시경을 무릎 관절 내에 삽입해 연골 등 손상 부위를 제거하면 퇴행성 변화를 늦출 수 있고,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다리만 마취한 뒤 10~20분 정도 진행되는데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2단계는 연골 등의 손상이 다리 모양의 변형을 야기해 다리 정렬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치료다. 1단계 치료와 동시에 진행되며 30~40분 정도 소요된다. 줄기세포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관절을 절개하지 않아도 된다. 3단계는 관절이 모두 망가져 새로운 관절로 바꾸는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3단계를 피할 순 없나?

대다수 환자가 어떻게 하면 수술을 피할 수 있을지 묻는다. 어차피 나중에 수술하면 된다고 여겨 정밀검사도 받지 않은 채 약과 주사만 맞으며 지내거나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수술만은 못 받겠다며 버티는 환자도 있다. 모두 수술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동들이다. 통증이 심해 움직이지 못 하면 근력이 소실돼 근감소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술을 해도 결과나 회복 속도 모두 안 좋을 수 있다.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인공관절 치환술까지 가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려고 노력하겠지만 관절의 손상 정도가 심하다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인공관절 치환술은 환자의 기대치에 따라 다르지만 통증에 대한 기본적인 결과는 굉장히 좋은 수술이다. 어떻게 보면 장수와 기술 발전의 축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수술 후 재활은 어떻게 진행되나?

재활은 환자의 통증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따라서 수술 과정에서부터 출혈과 통증을 줄여야 한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봉합 기술이 발전하는 까닭이다. 수술 후 입원 중에는 재활 운동이 필요한데 현재 연세바른병원에서는 여러 재활 동작 등을 직접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다. 수술 전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무릎 꺾기 동작은 없다.

수술 후 재활을 제대로 못 하면 '무릎이 굳는다거나 벋정다리가 된다고 여겨 퇴원 후 재활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서 지내는 환자들이 있다. 이는 오히려 무릎 관절 주변부 근육 소실로 이어져 일상생활 복귀를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걱정 포함 모든 걸 해결한 뒤 퇴원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만은 피해야 하는 게 있나?

간혹 수술을 결심한 환자에게 통증이 약한 반대쪽 다리도 수술하라는 의료진이 있다. "어차피 해야 할 것 같으니 하는 김에 하라"는 식이다. 제일 동의하기 힘든 말이며 환자 입장에선 피해야 하는 말이다. 사람의 몸은 기계와 다르다. 인공관절이 제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자연관절을 따라오긴 어렵다. 수술은 정밀검사 결과를 두고 의료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에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