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로봇➂]말 동무에 배설·식사보조까지… ‘돌봄 로봇’ 주목

입력 2021.11.26 18:14

고령화 사회 수요 증가 예상… 정부 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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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고령화와 함께 인공지능 기반 돌봄 로봇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홀로 지내는 노인에게는 모든 일상생활이 결코 일상적이지 않다. 옷을 차려입고 외출하는 것은 물론, 제 시간에 일어나 밥과 약을 챙겨먹거나 화장실에 가서 배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다. 말 한 마디, 손길 한 번이 갖는 의미 역시 남다르다. 최근 로봇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돌봄 로봇이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탑재한 돌봄 로봇은 노인들과 가벼운 대화는 물론, 그동안 인력으로만 가능했던 식사·이동·배설 보조까지 대체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로 향해가는 시기, 돌봄 로봇에 대한 관심과 수요 역시 계속해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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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화학연구소가 개발한 간병 로봇/사진=연합뉴스DB

◇필수적인 동작들 보조… “고령화 사회 수요 늘어날 것”
돌봄 로봇은 중증장애인이나 노인, 경증 치매환자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홀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여러 가지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 역시 ▲이승(환자를 들어 올리는 일)·이송 ▲자세 전환 ▲배설 ▲식사 등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혼자 할 수 없는 동작들을 보조하는 로봇이다.

각 로봇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되며 환자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승·이송 로봇의 경우 부드러운 움직임을 기반으로 좁은 공간, 다양한 자세에서 사용자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자세 전환(체위변경) 침대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반영해 환자를 최적화된 자세로 전환시켜준다. 또한 배설보조 로봇은 움직임이 제한되는 환자의 배설물을 감지해 흡입한 후 처리·신체 세정까지 전 과정을 도우며, 식사보조 로봇의 경우 사용자 건강상태에 따라 자동·반자동·수동으로 식사 속도와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대한로봇물리치료학회 정인수 부회장(서울특별시 서남병원 물리치료사)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돌봄 인력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라며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고 돌봄 관련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하면서 돌봄 로봇 개발과 도입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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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업종합연구소가 개발한 돌봄 로봇 ‘파로(PARO)’/일본산업종합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효과 입증돼 FDA 승인까지… 국내서는 코로나19 이후 관심 증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가 시작된 일본에서는 이미 돌봄 로봇이 적극 개발·보급되고 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돌봄 로봇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세계에 돌봄 로봇을 수출 중이다. 일본에서 개발된 인형 돌봄 로봇 ‘파로(PARO)’의 경우 경증 치매환자, 자폐아, 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소통·보행능력 향상 등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현재 파로는 전세계 30개국 병원과 요양시설에 5000개가량 보급·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인구 고령화로 인한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며 돌봄 로봇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국 병원·복지관 중심으로 AI 인형 돌봄 로봇, 배설 보조 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돌봄 로봇이 도입·활용되고 있으며, 이 같은 로봇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안부를 묻거나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가 하면, 체조 동작을 알려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등 노인과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배설 보조 로봇의 경우 홀로 움직임 어려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배변 활동이 가능하도록 돕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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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보조로봇/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 적용… 계속해서 발전 中
돌봄 로봇에는 ▲배터리 ▲인공지능 ▲카메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정밀 리프팅 ▲압력센서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사실상 로봇과 관련된 모든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자립을 위해 실시간 의사소통하면서 도움을 제공하고 환자를 케어하는 로봇들이 크게 주목받는 추세다. 그동안 사람이 필요로 할 때 움직임을 도왔다면, 이제는 스스로 판단해 여러 가지 일을 대신해주고 도와주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정인 수 부회장은 “돌봄 로봇 수요 증가와 함께 여러 대기업이 로봇사업에 참여하면서 스마트 돌봄 로봇 기술이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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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이 개발한 치매 케어 로봇 ‘마이봄’/사진=과학기술부

◇“수요 증가 대비해 규제 완화·정부 지원 이뤄져야”
당장 돌봄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100%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돌봄 보조 로봇을 활용한다면 환자의 생활은 물론, 간병인이 겪는 체력·정서적 부담을 줄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예를 들어 이승보조 로봇을 이용할 경우 환자를 하루 평균 40회 정도 들어 올리는 간병보호자의 체력적 부담이 크게 감소하고, 배변로봇을 이용하면 하루 평균 10회 이상 대소변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며 “여러 측면에서 간병보호자들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돌봄 로봇이 더욱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원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이 남아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기기를 도입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여러 규제와 사업성에 대한 낮은 평가로 인해 기업들이 돌봄 로봇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인수 부회장은 “돌봄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비용으로 사회적 돌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돌봄 로봇의 개발·보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많은 투자와 협조, 다양한 지원사업을 기반으로 돌봄 로봇의 보급·활용이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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