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항문이 아프다? '치핵' 잘 관리하려면…

입력 2021.10.28 11:32
엉덩이에 손 대고 있는 모습
날이 추워지면 치질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장항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많아진다. 항문 주위 혈관이 수축,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지면서 평소에 앓던 치질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항문의 모세혈관이 더욱 수축돼 평소 치질이 없던 사람도 항문에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치핵, 환자 80% 차지할 정도로 흔해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구분한다. 그중 '치핵'은 전체 치질환자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치질 유형이다.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1도 치핵은 환자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지만 종종 출혈이 있을 수 있다. 2도는 배변 시 힘을 주면 혹이 밀려 나왔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3도는 배변을 할 때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 혹을 억지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다. 4도는 배변 후 밀려나온 혹이 아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일상에서도 불편할 정도로 진행된 단계다. 1~2기의 경우 약물치료, 좌욕,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3기와 4기가 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 치료를 필요로 하는 단계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황재관 진료부원장은 "항문 주변의 혈관 조직이 돌출되고 출혈이 발생했다면 방치하지 말고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분 충분히 섭취하고, 온수좌욕 해야
평소 아프지 않던 3도 이상의 치핵도 방치되면 혈류 장애를 일으켜 조직이 괴사해버리는 '감돈 치핵'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변을 할 때는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거나 세게 힘주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음주도 삼간다.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하여 치핵 부위에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변비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좌욕도 도움이 된다. 항문 주위를 청결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도록 돕는다. 황재관 부원장은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가운 곳이나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찬 바닥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에는 귀가 후 5~10분 가량 온수 좌욕을 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