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 손병철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수술 후 3개월 정도는 통증
6개월~1년 넘게 지속된다면
평생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 높아
신경외과서 정확한 원인 진단을
시술·약물·물리치료 우선 시도
효과 없으면 '척수신경자극술'
뇌에 전기 신호… 통증 절반 줄어
非충전식 모델, 환자 만족도 높아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무엇인가?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퇴행성 요추질환의 빈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척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척추 수술은 효과적이지만, 수술 후에도 수술 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수술 후 신경통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FBSS, 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고 한다."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다양하다. 수술이 잘됐으나 퇴행성으로 신경 유착이 발생한 경우,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수술 부위 위·아래에 변성이 발생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적은 비율이기는 하나 수술 전 진단이 잘못되었던 경우, 수술 중 신경 감압이 부족했던 경우, 수술 중 신경 손상이 발생한 경우 등도 원인이다.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척추 수술 후 6개월~1년이 지나도 허리 통증이 있다면, 이 통증은 평생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일반적으로 척추 수술을 받으면 3개월은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척추 수술 후 3~6개월은 회복기간에 속한다. 그런데 수술 후 6개월~1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환자들은 척추 수술 후 통증이 계속되면 여러 병원에 가서 통증을 호소하고 검사를 받는다. 통증의학과에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진단을 제대로 받으려면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찾고,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여부를 진단받아야 한다."
―통증은 어느 정도인가?
"중등도 이상이다. 최고 통증점수를 10점이라고 하면,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는 7점 이상의 심한 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술과 맞먹는 고통이다.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들은 걷고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아파 일상생활이 어렵다. 심지어 통증은 하루 종일, 평생 지속된다."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치료가 가능한가?
"그렇다. 통증 완화를 위해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3분의 1 정도다. 노인들은 재수술이 적고,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다시 수술을 받는다.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겪고 있지만, 수술을 하지 않는 환자는 신경차단술과 같은 중재적 시술과 약물치료, 물리치료를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엔 신경통 약물을 복용하고, 필요하면 마약성 진통제도 투약한다. 이 경우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치료를 1년 넘게 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은 현실적으로 '척수신경자극술' 외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 척수신경자극술은 현재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들의 통증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척수신경조절자극술은 무엇인가? 얼마만큼 효과가 있나?
"척수신경자극술(SCS, Spinal Cord Stimulation)이란 신경통을 조절하는 전극과 신경자극기를 이식하는 수술이다. 통증은 뇌에서 느끼기 때문에 경막 바깥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고, 여기에 전기 신호를 보내 통증을 상쇄시켜주는 원리이다. 초소형 물리 치료기가 몸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척수 신경 자극술의 장기적인 성공률은 약 70% 정도다. 척수신경자극술이 효과가 있는 환자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통증이 감소하고, 복용 약물도 줄일 수 있다. 수술을 하면 7점 이상의 통증이 3~4점 수준이 된다. 환자가 느끼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척수신경조절자극 기기의 충전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나?
"척수신경조절자극술에 사용되는 기기는 충전식과 비충전식으로 구분된다. 초기 모델은 비충전식인데, 수명이 3~4년이라 기기 교환을 위해 주기적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충전식 자극기가 도입됐다. 하지만 충전식 자극기는 최소 2주마다 외부충전기 재충전이 필요해 노인들이 충전을 잊는 경우가 발생했다. 충전식도 3년 이상이 되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다. 이후 수명이 최대 10년인 비충전식 척수신경자극기가 도입됐으며, 최근에는 파열형 비충전식 척수신경자극기가 등장했다. 기존 비충전식 자극기는 필요 이상의 자극이 발생해 환자의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파열형 비충전식 척수신경자극기는 최소한의 자극으로 최대 진통 효과를 낼 수 있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만족도가 가장 높은 형태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이식 후 운동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으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당뇨 합병증 환자들은 당뇨로 인해 척수신경자극기 감염이 발생하지 않게 혈당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MRI 촬영 시에는 척수신경자극기를 반드시 꺼야 하기 때문에, 꼭 주치의와 상의 후 MRI 촬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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