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 췌장암? 혈당 주목하라

입력 2020.02.14 09:07

낮은 조기진단·생존율 '최악의 암'
685만여 명 추적, 발생 요인 분석… 높은 공복혈당, 발병률 2배 높아

췌장암은 '최악의 암'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별한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다른 암과 다르게 생존율이 크게 늘지도 않아서다. 1993~ 1995년 기준 국내 췌장암 5년 생존율은 9.4%, 2012~2016년은 11.4%에 불과하다(국가암등록통계).

그간 한국인의 췌장암과 관련된 위험 인자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일산병원에서 국가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한국인 췌장암 위험 인자를 분석했다. 대상자는 총 685만8288명이었다. 이 중 0.3%인 2만866명에게 췌장암이 생겼다(2005~2006년 수검자 기준, 2017년까지 추적 관찰).

국가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분석 결과, 높은 공복혈당·흡연·비만이 췌장암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국가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분석 결과, 높은 공복혈당·흡연·비만이 췌장암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발생 위험을 2배 이상 증가시킨 주요 요인은 '높은 공복혈당'으로 나타났다. 100㎎/㎗ 미만을 기준으로 할 때, 공복혈당이 100~125면 췌장암 위험이 1.42배, 126 이상이면 2.07배로 증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서정훈 교수는 "높은 공복혈당이 췌장암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췌장암 초기 단계에서 당뇨병 유발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아도 췌장암 발생 위험이 1.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나이대에 비해 50대가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을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이 컸다(1.53배).

그 외에 흡연·비만이 췌장암의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흡연 경력이 있을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1.06배, 현재 흡연 중이라면 1.38배 높았다. 흡연량에도 위험도는 비례해 커졌다. 0.5갑 미만이면 1.31배, 0.5~1갑 1.39배, 1갑 이상 1.47배 높았다.

서정훈 교수는 "흡연은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췌장암의 중요한 원인 인자로 규정한 바 있으며 현재 흡연하고 있다면 최소한 10년은 끊어야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만큼 낮아진다"며 "당뇨병 환자가 흡연하면 췌장암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비만 환자(BMI 기준 25 이상)는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췌장암 위험이 1.13배 높았다.

그 외에 급성췌장염·만성췌장염 경험도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흡연, 비만은 개인이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으므로 평소 생활습관으로 관리하는게 좋고,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병이 있는데 혈당이 잡히지 않거나, 당뇨병을 오래 앓았다면 췌장암 검사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