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음용, 치아 부식 빨라… 빨리 마시고 입 헹궈 노출 줄여야

따뜻한 물에 타 먹는 가루형 감기약은 치아 부식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조시럽은 액상시럽을 분말로 만든 약제로 따뜻한 물에 타먹기 때문에 알약이나 캡슐보다 복용이 편해서 많은 사람이 찾는다.
전남대 치의학전문대 예방치과학교실 정기호 교수 연구진은 시중에 출시된 건조 감기시럽(이하 건조시럽) 4종을 대상으로 pH 농도(산성도)를 조사했다. 건조시럽을 온수 200㎖에 충분히 녹인 다음 pH를 측정한 결과, 건조시럽 4종의 평균 pH는 2.88로 나타났다. 이는 탄산음료·식초(pH 3), 오렌지주스(pH 4)만큼 강한 수준이다. 치아 부식의 주요 원인은 산성 물질로 위산, 산성음식이 대표적이다.
정기호 교수는 "치아 부식은 pH 농도가 낮고 온도가 높을수록 더 빨리 진행되는데, pH 농도가 낮고 따뜻하게 녹여 먹는 건조시럽 약제는 강한 부식성 제제가 될 수도 있다"며 "200㎖의 양을 여러 번 나눠서 먹어야 해 액상시럽보다 산성 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긴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소의 이빨을 10분간 생수, 액상시럽, 건조시럽군에 넣은 결과, 생수는 치아 표면경도(치아를 감싸는 법랑질의 단단한 정도)가 0.53, 액상시럽은 20.59 감소했지만 건조시럽군은 평균 90.08로 크게 감소했다.
정기호 교수는 "건조시럽은 치아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수록 치아 부식 위험을 높이므로 뜨거운 물에 녹여서 충분히 식힌 다음 되도록 빨리 마셔야 한다"며 "복용 후에는 물로 입을 헹궈 입속 산성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