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 필요한 뼈암, 3D 프린팅 기술 발달로 치료 성공률 높아져"

입력 2019.05.20 07:3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국립암센터 강현귀 교수 인터뷰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강현귀 센터장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강현귀 센터장/사진=국립암센터 제공

배우 유아인, 김영호의 투병 소식으로 최근 관심이 높아진 병이 있다. 바로 육종암이다. 육종암은 뼈, 근육, 연골 등 근골격계에 생기는 암이다. 보통 암 환자 10만명 당 6명 이내로 발생하는 암을 희귀암으로 보는데, 육종암은 10만명당 1명 정도만 발생해 희귀암 중 희귀암에 꼽힌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약 1600명의 육종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육종암 명의 국립암센터 강현귀 교수(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장)에게 육종암 관련 궁금증을 물었다.

-육종암은 주로 어느 부위에 발생하나요?

육종암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뼈에 발생하는 뼈암(골육종)이고, 나머지는 근육, 신경, 혈관, 지방, 섬유조직 등 뼈를 제외한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연부조직육종)입니다. 2016년 국내에서 발생한 약 1621명의 육종암 환자 중 3분의 1은 뼈암이었고, 나머지는 그 밖의 근육, 관절 등 연부조직에 생긴 암이었습니다.

뼈암은 뼈의 껍질에서 생길 수도 있고 뼈 속 골수에서도 생깁니다. 암이 뼈를 깨고 튀어나오기도 하죠. 뼈암 50% 이상이 무릎 관절 주위에 생깁니다. 그 다음으로 고관절 주위, 어깨 관절 주위에 많아요. 연부조직에 생기는 암은 50% 가량이 팔다리에 생기고, 복강 내가 15%로 그 다음으로 많습니다.

엑스레이 전후 사진 각각 1개
20세 남성 팔에서 급격하게 자란 골육종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주로 팔뼈, 다리뼈 등 장골(長骨)에 생기는 이유가 있을까요?

모든 암은 세포의 비정상적인 돌연변이입니다. 큰 뼈일수록 대사가 왕성해 암이 생기기 쉽습니다.

-육종암이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는요?

뼈암의 경우 10~20대에 잘 생기고 이후 발생이 줄었다가 50대 무렵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뼈암이 소아, 청소년기에 잘 생기는 이유는 한창 뼈가 성장하는 단계여서 돌연변이 암세포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근육 등에 생기는 연부조직암은 전연령대에서 고루 발생합니다. 연부조직암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횡문근육종(가로무늬가 있는 근섬유로 이뤄진 운동근육에 발생한 암)은 소아청소년기에 잘 생기고 활막육종(관절 주머니 속을 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암)은 청년기에 주로 생깁니다. 50대 이후 장년, 노년기에는 지방육종이 많습니다.

-의심 증상은 무엇인가요?

해당 부위 통증입니다. 다리, 골반 등이 아프다고 합니다. 나이 드신 분은 허리디스크나 관절염으로 오인해 치료를 방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단순 디스크인 줄 알고 여러 가지 통증치료만 1년 넘게 받다가 골육종이 말기로 진행된 후 확인한 안타까운 환자가 있습니다.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다가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이 생겨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뼈 안에서 암이 자라 뼈가 약해지기 때문에 약한 충격에도 쉽게 깨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없던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소아의 경우 성장통과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육종암으로 인해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양쪽 무릎이 아닌 한쪽 무릎 통증만 호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휴식을 해도 통증이 낫지 않고 아픈 부위가 부어있거나 종괴가 만져지는 특징이 있어요.

-양성 종양도 있을텐데요,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보통 엑스레이, 엠알아이, 뼈스캔, CT 등으로 진단합니다. 그리고 조직병리 소견과 임상 소견을 모두 합쳐 판단하죠. 영상 검사로 어느 정도 확인이 되기도 합니다. 악성 종양인 경우는 주변에 뼈가 많이 파괴돼 있고, 종양 경계가 불분명합니다. 양성 종양은 주변에 뼈가 많이 파괴되어 있지 않고 경계가 분명하게 지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종양이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도 고려 요인입니다. 과거에 찍은 사진이 있으면 사진과 비교해보고 종양이 자란 속도를 참고합니다.

-육종암도 전이가 되나요?

전이됩니다. 육종암이 전이를 일으키면 90% 이상이 폐로 전이돼요.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폐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육종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따로 없나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의 영향 여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육종암을 겪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무엇일까 다각도로 추정해봤지만 저 역시 임상에서 뚜렷한 공통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암이 발생한 부위와 그 주변 정상조직 일부를 수술로 들어내야 합니다. 육종암은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효과가 크지 않은 암입니다. 그래서 악성도가 높은 육종암은 아직 5년 생존율이 50~60%에 불과해요. 환자 수가 적다보니 항암제가 크게 발전하지 않았어요.

보통 암이 있는 부위 뼈를 절제한 후 인공관절 같은 대치물을 넣거나, 절제한 뼈를 다시 쓰는 ‘자가골 재처리’를 시도합니다. 자가골 재처리란 떼어낸 환자 뼈에서 암 조직 등을 모두 긁어내고 65도의 생리식염수가 담긴 수조에서 30분간 열처리를 한 후 원래 위치에 다시 삽입하고 금속으로 고정하는 수술법입니다. 환자의 뼈 대신 기증자뼈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뼈를 자르고 다듬어 다시 사용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뼈 절제 범위는 환자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다행히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서 골재건이 조금 원활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 뼈 모양과 거의 동일한 보형물(티타늄 재질)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뼈를 다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수술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그 시간을 종양 제거 등에 더 집중하게 됐죠. 단, 수술 전부터 어떤 모양으로 디자인할 것인지 의사가 많이 고민해야 하고, 전과정을 엔지니어와 협업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한 편입니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티타늄 뼈 제작은 주로 어떤 부위에 활용되나요?

발뒤꿈치뼈를 만든 적이 있고요, 주로 뼈를 정확한 모양으로 다듬기 어려운 골반뼈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수술 방법으로 뼈 재건이 어렵고 수술 후 합병증이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 활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다학제적인 협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근골격종양전문가가 필요하고,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의료진이 치료에 참여하는 게 좋습니다. 근골격종양전문가는 육종암만 치료하지만 1년에 받는 환자 수가 많지 않거든요. 전문이 아닌 사람들은 경험이 더 없을 수 밖에 없죠. 큰 병원만 찾기보다 실제 육종암 치료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찾는 게 좋습니다. 대한근골격종양학회 소속 의사인지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의료진 모여있는 모습
국립암센터 의료진이 소아 육종암 다학제 치료를 위해 모여 있다./사진=국립암센터 제공

-다른 암이 뼈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은가요?

뼈에서 처음 생기는 원발성 뼈암은 매우 드물지만, 다른 암의 전이로 발생하는 '골전이암'은 전체 암중 제일 흔합니다. 골전이암을 포함하면 뼈암은 전체 암중 발생률 1위라고 볼 수 있어요. 암으로 사망한 폐암, 유방암, 전립선 암자를 부검해봤는데 그중 85%가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는 미국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골전이암에 대한 치료법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골전이암은 원발 육종암과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야 합니다. 이미 다른 암에 대한 항암 치료 중이고 폐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원발 육종암처럼 큰 절제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환자의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골전이암을 치료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요?

골전이암은 매우 흔하기 때문에 50대 이상에서 뼈 이상 소견이 발견됐을 때는 전신 검사를 통한 골전이암 여부를 밝히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다른 암 검진도 이뤄져야 하고요. 소아청소년기에는 우연히 발견된 뼈 종양이 있다면 양성이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추시관찰을 멈추지 말라는 겁니다. 그리고 육종암 환자들은 반드시 다학제 치료를 받을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골격종양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의과 의료진,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모두 갖추어진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권장합니다.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강현귀 센터장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강현귀 센터장/사진=국립암센터 제공

강현귀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현재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장이면서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를 겸하고 있다. 전문분야는 근골격계종양, 육종암, 골전이암의 진단 및 수술적 치료로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골종양 수술, 골시멘트를 이용한 골전이암 수술 등 혁신적 수술법을 통해 희귀난치암인 골육종ㆍ골전이암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현재 대한3D프린팅융합의료학회 학술이사, 대한정형외과컴퓨터수술학회 편집위원, 대한근골격종양학회 감사 및 보험위원장 등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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