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종양인데… 지방종 오인 땐 치료 어려워져"

입력 2021.08.02 07:3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근골격 종양 명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이름부터 생소한 근골격 종양은 드물지만 한번 생기면 치명적인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전이는 물론 팔, 다리 등 처음 암이 생긴 부위를 절단해야만 할 수도 있다. 치료 결과가 좋아지려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해 치료하는 수밖에 없는데, 희귀 질환이다 보니 치료 경험이 많은 의료기관과 전문의가 제한적이다.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도 부족해 환자도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종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잘라냈다가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근골격 종양은 어떤 병이고, 어떻게 발견해야 하는지, 환자라면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 근골격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명의인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에게 물어봤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사진=헬스조선 신지호 기자

-근골격 종양 어떤 질환인가?
근골격종양은 굉장히 포괄적인 용어다. 골⁃연부조직 종양이라고도 하는데, 정형외과 종양 전문의는 말랑말랑한 골연부조직에 생기는 종양, 팔, 다리, 골반 등 뼈에 생기는 종양, 피부까지 넓은 범위를 담당한다. 연부에 주로 생기는 원발성 종양, 뼈로 옮겨가는 전이성 암으로도 나뉜다. 양성 종양, 악성 종양으로도 나뉘는데 보통 암으로 알려진 악성 종양만 예후가 안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양성 종양 중에서도 뼈를 파괴하는 공격성 종양이 있어 조기에 어떤 질환인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발병률 높은 부위는?
원발성 골종양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무릎, 고관절, 어깨 부위에 잘 생긴다. 가운데 있는 뼈인 척추나 골반에는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다.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성장을 많이 하는 곳에서 좀 더 잘 생긴다.

-소아에게 발병한 경우, 성장통이랑 구분이 안 될 것 같은데?
실제로 성장통이랑 구분하기 힘들다. 엑스레이만 찍어도 골종양인지 아닌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부조직종양은 악성의 경우 딱딱하거나 크기가 커지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면 일단 병원을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발병률은 증가하고 있는가?
국가 암 통계를 봤을 땐 최근 악성 근골격 종양 환자 숫자 자체는 늘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느껴지기론 근골격 종양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수가 증가했는데,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양의 추세를 따라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사진=헬스조선 신지호 기자

-근골격 종양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특발성 질환이기 때문에 알려진 원인이 많지 않다. 확실히 밝혀진 요인도 있는데, 방사선에 피폭이 된 경우 해당 부위에 근골격 종양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다양한 유전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관련 핵심 유전자를 찾는 인체 분석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부모가 근골격 종양이라고 무조건 자녀에게도 유전된다고 볼 수는 없다.

-조기 진단을 받으려면 증상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의심 증상으로는 어떤 게 있는가?
먼저 증상을 놓친다기보다 병원에 안 와서 조기 진단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보통 통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변형이 생겼거나, 혹 등 뭐가 만져진다면 일단 병원에 가야 한다. 허벅지에 연부조직 육종이 생긴 경우, 남성 환자들은 운동을 많이 해서 허벅지가 굵어진 줄 알았다며 오랜 기간 병을 키우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공격성 양성 혹은 악성 종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은 이후엔 전문기관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피지 낭종이나 지방종이라 보고 함부로 떼어냈다가 오히려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검사를 자주 받아봐야 할 고위험군이 있는가?
육종 관련 유전성 질환 등 특정 질환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양성 골종양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다발성 골연골종증이 있다면 양성 병변이 암으로 바뀔 수 있다. 흔하지 않지만, 몸에 반점 있고 많은 종양이 나타나는 신경섬유종증이 있는 경우에도 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의와 주기적으로 상담하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일차적으로 혹이 만져지면 엑스레이를 찍는다. 의심되는 경우 MRI, 뼈 스캔, PET-CT 등을 하게 된다. 확진은 조직검사로 하게 되는데, 강조하고 싶은 건 조직검사는 앞선 검사를 모두 다 한 뒤에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실제 조직을 떼어내 확인하는 검사인 조직 검사는 원칙적으로 최종 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의 실제 치료를 할 의사가 해야 한다.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워 놓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식으로 조직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질환을 판단하지 못하고 떼는 무계획 절제술을 할 경우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다. 조직 검사는 다학제 진료가 가능한,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있는 전문 기관에서 해야 한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사진=헬스조선 신지호 기자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근골격 종양을 치료하려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예전에는 무릎뼈에 골육종이 생기면 단순히 하지를 전부 잘랐다. 2년 경과를 살폈더니 환자의 90%가 사망했더라. 이후 항암화학요법이 연구되면서 사지 절단 없이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 방법이 개발돼 진행되고 있다. 재건 방법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영상 검사 기법 등도 발전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항암 치료, 약물 치료 등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큰 발전은 없다. 워낙 환자 수가 적어 임상 시험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

구체적 질환별로 치료가 다르다. 다학제 치료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재건술은 어떻게 발전했는가?
재건술은 잘라낸 뼈 부분을 여러 대치물로 채워 넣는 방법이다. 연부조직 종양보다는 골종양에서 재건을 많이 한다. 아예 금속으로 된 걸 이용해 만들어 놓을 수도 있고, 실제 뼈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동종골이라고 해서 기증받은 뼈를 재처리해 이용하기도 한다. 일본은 자신의 몸에 남의 뼈를 넣으면 안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자기 뼈를 재처리해 사용하는 방법이 발전했다. 암이 있는 뼈를 절제해 암세포는 긁어내고 저온 열처리를 거친 뒤 다시 집어넣기도 하고, 방사능을 쪼인 뒤 다시 넣기도 한다. 최근 주목받는 방법으로는 –75℃인 액화 질소에서 얼렸다가 녹여서 종양을 죽인 뒤 다시 넣는 방법이 있다. 다만, 동종골이든, 재처리한 자신의 뼈든 죽은 뼈기 때문에 아주 약하고,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있다. 물론 철로 만든 대치물도 오랜 시간 지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지만, 재처리한 뼈보다는 단단하다.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재건술 연구가 활발하다. 원래 가지고 있던 뼈 모양대로 가공할 수 있어 좋다. 다만, 제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술이 급한 사람한테는 맞지 않다.

-최근에는 어떤 재건술을 많이 하는가?
팔다리는 금속으로 기존에 만들어놓은 임플란트를 이용해 재건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수술이 까다롭고 임플란트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골반에 암이 생긴 경우인데, 최근 연구에서는 재건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재건하지 않으면 이물질을 몸속으로 넣지 않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 감염, 합병증 위험이 감소하고, 수술 시간도 짧아지며, 영상 검사 결과도 잘 보이는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뒤뚱거리게 되지만 보행도 가능하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사진=헬스조선 신지호 기자

-근골격 종양 치료를 받을 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암이 커지면 신경이나 혈관 등을 같이 잘라야 생존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포기해야 하는 기능을 살리려고 다른 여러 기관을 전전하다가 오히려 결과가 안 좋아질 수 있다. 물론 환자의 삶에 대한 철학에 따라 치료가 결정돼야겠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체돼 치료법이 더 제한될 수 있다.

-전문가는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가?
근골격종양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무작정 지역 큰 병원, 무작정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기보단 전문 인력이 있는 전문 기관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대한근골격종양학회 등의 관련 학회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지역 병원에서 진단하고, 조직 검사 등 중요한 검사는 전문 기관에서 한 뒤 지역에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시 지역 병원으로 재의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고려 중이다.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면 환자들이 더 편하게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 후 관리법은?
추시 관찰이 중요하다. 수술 후 5년이면 완치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골격 종양은 수술 후 10년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관찰되고 있다.

-근골격 종양으로 힘들어하는 환자에게 한마디 하자면?
먼저 너무 오랫동안 발전을 못 시켜서 죄송하다.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불안한 마음 이해하지만, 정확한 정보 없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건 시간만 지연할 수 있다. 경력이 오래된 전문의들은 대부분 치료 결과가 비슷하다. 질환과 현재 밝혀진 치료에 대해 정확히 알고, 현재 치료하는 전문의를 믿고 꾸준히 치료받는 게 오히려 예후에 나을 것이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사진=헬스조선 신지호 기자

주민욱 교수는
근골격·피부종양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문가로, 골종양, 연부조직종양, 피부암, 전이암 등 근골격·피부종양 분야에서 치료와 연구 활동을 몰두하고 있다. 근골격 종양 분야에서 최신 치료법으로 꼽히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재건술로 2019년 탈분화 연골육종 환자의 골반재건술에 성공했다.

국제사지구제술학회·유럽근골격계종양학회·동아시아근골격계종양학회·대한근골격종양학회 등에서 학술 위원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현재 한국연구재단  ‘2021년도 기본연구 지원 사업’, ‘2020년도 상반기 생애 첫 연구 사업’에 선정돼 책임연구자로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질병관리청 ‘육종암 분야 혁신형 바이오뱅킹 컨소시엄 사업’ 공동연구개발기관 책임자로서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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