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전 국민 유병률 및 치료현황이 발표됐다. 각각의 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세 가지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가 최근 10년 새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고혈압학회·대한당뇨병학회·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18일 국내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유병 규모와 치료 현황을 요약, 공동 팩트 시트(fact sheet)를 공개했다. 3개 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유병 및 관리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중 하나라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016년 약 1127만 명으로, 2006년 약 622만 명 대비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 질환 중 한 가지 질환을 치료받는 환자는 2016년 588만 명이었으며, 10년 전 432만 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두 가지 질환을 앓는 환자는 같은 기간 156만 명에서 399만 명으로, 세 가진 질환을 모두 앓는 환자는 34만 명에서 141만 명으로 증가했다.

팩트 시트 제작에 참여한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는 “한국인의 3대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각종 중증 질환(심뇌혈관질환 및 치매)의 선행질환이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특히 많은 만성질환자들이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어, 각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예방·관리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 1100만 명 돌파…절반이 조절 안돼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6년 고혈압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국내 고혈압 유병인구는 1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 받은 사람은 약 890만 명에 그친다. 꾸준히 치료받는 사람은 573만 명으로 전체 유병자의 64%로 더 낮다. 고혈압 조절률은 이보다도 낮은 44%에 불과하다.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 약물 치료는 받지만 치료 지속율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혈압 조절에 실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은 “고혈압이 뇌졸중, 심장마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고혈압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며 “합병증 발생과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 10년 사이 두 배로 증가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인구는 약 502만 명에 달하며, 실제로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 또한 2006년 약 223만 명에서 2016년 약 428만 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 중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는 234 만 명(전체 진단자의 55%)에 불과하다.
2016년 당뇨병 조절률(당화혈색소 6.5%미만)이 32.9%에 불과한 이유는 투약 지속성이 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의 대부분(85%)이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 박경수 이사장은 “당뇨병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적극적인 혈당 관리로 합병증을 예방하고 평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사,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꾸준한 약물 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3대 만성질환 중 이상지질혈증 最多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2016년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 받은 사람은 약 1079만 명이다. 3대 만성질환 중 가장 많다. 또한, 2006년부터 10년 사이 이상지질혈증 진단자 수는 약 3.2배 증가해, 고혈압 1.6배, 당뇨병 1.9배에 비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는 1395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이상지질혈증 유병자 중 300만 명 이상은 아직 진단을 받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특히 3대 만성질환 중 이상지질혈증을 진단 받은 사람이 가장 많음에도, 2016년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치료 받은 사람은 전체 진단자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3대 만성질환 중 가장 낮았다. 또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약 41%에 불과해 전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자의 절반 이상이 질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