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안 생겨요, 우리 부부 난임인가요?

이윤수의 남성 클리닉

Q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결혼 2년차 직장여성입니다. 남편의 나이는 37세이고 제 나이는 34세입니다. 더 늦으면 임신이 힘들 듯해 아이를 가지려 8개월 전부터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배란일마다 관계를 하는데도 아직 임신 소식이 없습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난임검사는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받는 게 좋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남자는 병원에 가면 어떤 검사를 하나요? 또 남성 난임과 관계있는 병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의사와 상담중인 부부
A 임신을 원하는 상황에서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바로 될 것 같으면서도 기대만큼 잘 되지 않는 것이 임신이라고 봅니다. 한 보고에 의하면 임신할 수 있는 난자의 기능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뒤늦게 나오고, 남아 있는 난자일수록 난자 내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부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신능력이 떨어지는 것만 아니라 염색체 이상 등 기형아 확률도 증가합니다.

의학적으로 난임은 ‘적어도 일 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였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난임률은 결혼한 부부의 15% 정도라고 보며, 남성 쪽 원인은 40% 정도로 보고됩니다. 남성 난임은 크게 정자 나가는 길이 막혀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폐쇄성과 비폐쇄성으로 나눕니다. 폐쇄성은 정자가 정상이지만 배출되는 길이 여러 원인으로 막혀 있는 것입니다. 비폐쇄성은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어내는 데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진단은 정액검사를 통해 정자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상인 남성은 정자수가 정액 1mL당 약 1억 마리입니다. 비정상적으로 정자수가 적거나, 올챙이 모양이어야 하는데 머리가 둘이거나 꼬리가 여럿인 기형 정자, 운동성이 떨어지는 불량 정자도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판정합니다.

남성 난임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서로 다릅니다. 내분비 이상, 감염에 의한 농정자증, 항정자항체에 의한 면역성난임, 사정장애 등에 의한 경우 약물요법을 시도합니다. 부고환염이 있다면 부고환정관문합수술을, 정계정맥류에 의한 난임은 정계정맥류절제수술을 시행합니다.

질문한 분처럼 임신 시도한 기간이 8개월 정도라면, 좀더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배란일에 맞추어 부부관계를 갖더라도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난자가 배란이 되고 24시간 이내에 정자와 만나지 못하면 수정 능력이 없어집니다. 정확히 배란 기일에 맞추었더라도 지금까지 한 달에 하루씩 8번의 기회만 있다고 봅니다. 스트레스도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좀더 여유를 갖고 시도해보십시오. 여성보다 남성의 난임검사(정액검사)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남편이 비뇨기과 병원에 가도록 다시 권해보십시오.


이윤수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 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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