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건강 푸드 열전
한국에 김치가 있는 것처럼, 세계 각국에는 건강 음식이 있다. <헬스조선>이 알려주는 ‘글로벌 건강 음식’, 네 번째 이야기는 ‘후무스’다.

후무스(Hummus)는 고대부터 중동 지역에서 먹던 음식이다. 정확히 사람들이 언제부터 후무스를 먹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13세기 이집트에서 발간된 요리책에 후무스를 언급한 기록이 남아 있다.
후무스는 중동어로 ‘병아리콩(이집트콩)’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후무스의 주재료가 병아리콩이다. 마치 매시포테이토처럼 생겼다. 연한 노란색에 무스 형태의 되직한 질감이다. 만드는 법은 무척 간단하다. 삶거나 찐 병아리콩에 올리브오일과 각종 향신료를 섞어 함께 갈아내면 된다. 씹히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조금만 갈고, 매끄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더 오랫동안 갈자. 믹서기가 없다면 큰 그릇에 담은 뒤 숟가락으로 으깨도 된다. 맛은 지역이나 식당,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차이는 향신료에서 나온다. 향신료로는 소금, 후추, 커민, 석류씨, 고수, 깐 참깨(타히니), 레몬즙, 마늘, 고추 등을 중동에서 후무스는 보통 납작한 전통 빵에 찍어 먹는다. 샌드위치에 소스처럼 발라 먹거나 고기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 ‘후무스가 없는 공동 식탁은 이야기가 없는 아라비안나이트와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동 나라의 식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음식이지만, 최근 생기는 중동음식점을 중심으로 대중화되고 있다.
후무스는 영양이 우수한 건강 음식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후무스는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은 낮으며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후무스의 주재료인 병아리콩은 일반 콩보다 단백질·칼슘·식이섬유가 더 많이 들어 있는 고(高)영양 음식이다. 병아리콩 100g의 단백질 함량은 19.3g으로, 이는 같은 양의 완두콩(100g당 5.8g)에 비해 3배 이상이다. 칼슘과 식이섬유도 마찬가지로 3배 이상이다. 병아리콩의 칼슘 함량은 100g당 105mg, 완두콩은 100g당 25mg이다. 식이섬유 함량은 병아리콩이 100g당 17.4g, 완두콩이 100g당 5g이다. 후무스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올리브오일은 ‘올레산(Oleic Acid)’란 단순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올레산을 섭취하면 혈액의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는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아져 동맥경화 등 각종 혈관질환의 위험이 줄어든다. 압착(壓搾)해 얻은 올리브오일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도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몸의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재료를 삶아서 갈아낸 조리법이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잘 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음식에도 적합하다. 열량은 100g당 177kcal다. 또한 병아리콩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인 ‘L-아르기닌’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지방 연소에 도움을 준다.
후무스, 이렇게 먹어보자
후무스는 고기와 함께 먹는 것보다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게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좋다. 후무스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데, 고기 역시 지방과 단백질이 많다. 당근이나 오이 등 채소를 길게 썬 뒤, 후무스를 소스 삼아 찍어 먹으면 쉽고 건강하게 후무스를 즐길 수 있다. 빵, 토마토, 양파, 양배추 등과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고기나 참치 대신 후무스를 두껍게 바르면 된다. 후무스를 색다르게 먹고 싶다면 동그랗게 경단처럼 뭉쳐 빵가루를 묻힌 뒤 튀겨보자. 빵 안에 채소와 함께 튀긴 경단을 넣어 먹으면 ‘팔라펠(Falafel)’이라 부르는 또 다른 중동 음식이 된다. 단, 어떤 재료든 튀기면 지방과 칼로리가 많아진다. 팔라펠을 먹을 때는 한 번에 1~3개 정도 소량 먹거나, 튀기는 조리법 대신 프라이팬이나 오븐에 굽는 게 건강에 좋다.
TIP. 재료가 되는 병아리콩은 통조림을 사용하지 말고, 말린 병아리콩을 사서 쓰자. 통조림 병아리콩에는 설탕이나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어 칼로리가 올라가고, 혈당에도 좋지 않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때 좀 더 건강하게 먹고 싶다면 흰빵 대신 호밀빵이나 잡곡빵을 선택하면 된다.
<후무스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서울 청진동 허머스키친
아보카도, 고등어 등 다양한 재료를 선택해 후무스와 함께 먹을 수 있다. 후무스 외에 중동식 케밥과 샐러드, 팔라펠 등이 있다. ‘공갈빵’처럼 속이 비어 있는 중동식 빵 ‘피타’를 주문해 후무스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청진동 외에 이태원동과 삼성동에도 매장이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3길 17 D타워
서울 이태원동 페트라
애피타이저 후무스가 메뉴로 있으며, 쌀 모양의 파스타인 쿠스쿠스와 케밥 등이 유명하다. ‘페트라’는 술을 팔지 않는다. 중동 음식인 만큼 이슬람교 교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대신 중동의 물담배인 시샤(Shisha)를 구비하고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