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국가 쿠바의 '활력(活力) 시니어'를 만나다

쿠바 탐방기

쿠바 노인이 말을 타고 있다
사진 김현정 헬스조선시니어 편집장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쿠바는 50세 이상 시니어가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한다. 그 중 70세 이상 고령 인구는 12%다. 100세 이상 시니어 ÀÎ구는 1500여명 이상으로 인구당 비율이 세계적 수준이다. 게다가 쿠바의 시니어들은 '즐거운 삶', '활기찬 삶'의 대명사로 꼽힌다. 올 초 고별공연을 마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원년 멤버들의 에너지 넘치는 삶이 이를 방증한다.

모두들 "오래 살기만 하는 것은 필요 없다. 골골 100세 하느니 빨리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오래 살되 죽을 때까지 팔팔하고 기운차게 사는 것이 모든 시니어의 꿈이다. 우리는 쿠바 시니어의 삶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겠다. 그들은 어떻게 나이 들어서도 활기차게 살까, 그들의 이런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활력시니어1 : 하루 12시간 농사짓는 93세

"일할 수 있는 힘의 원천 고마워"
쿠바에서 길을 걷던 중 말을 타고 가는 한 남성을 만났다.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복장이 농부인 듯 했다. 70세가 넘어 보이는 나이에 말 타는 모습이 놀라웠다. 하지만 실제 나이를 듣고는 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외모보다 20살은 더 먹은 93세 였던 것이다. 말 타는 90대 안또니오 까딸리노. 농부인 그를 따라가 봤다.

직접 재배한 뿌리채소와 토마토 즐겨
안또니오 까딸리노의 가족은 6명의 자식에 손자 14명, 증손자까지 7명을 둔 다복한 가정이었다. 마침 점심 식사 시간이었다. 식탁에는 쿠바 사람 누구나 즐기는 검은쌀밥에 닭고기, 생채소, 유까(감자류), 콩 등이 차려져 있었다. 음식은 짜고 단 편이지만 기름을 거의 넣지 않고 조리한 것이 특징이다. 안또니오는 “직접 재배한 고구마나 유까를 정말 좋아하고, 토마토와 오이 같은 생채소를 즐겨 먹는다”며 “다들 콜록콜록 기침할 때 나는 감기 한 번 안 걸린다. 감기 앓은 지 20여 년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담배나 커피, 술과 같은 기호 식품은 전혀 즐기지 않는다.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매우 건강하다. 노안 올 나이가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 돋보기 없이 신문을 읽을 정도로 눈 건강도 좋다.

하루 12시간씩 농사일 “일할 수 있어 행복”
안또니오는 매우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면 밭에 나간다. 동물을 관리하고, 밭일을 한 뒤 12시에서 1시 사이에 점심을 먹고,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다. 오후 5시 정도면 일을 마치고 들어와 일찍 저녁 식사를 한다. 꼬박 하루 12시간 일하는 것이다. 말을 타고 다니는 에너지는 물론, 밭일 할 때는 도끼로 장작 패는 일까지 망설임이 없다. “전혀 힘들지 않다. 가슴이 일을 하라고 하는데, 몸이 가만히 쉬고 있을 수는 없다”며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
그는 “나이 들면서 더 약해져야 하는데, 나는 그대로다. 심지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비결에 대해 “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고 있고, 일을 하면서 매일 체력 단련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년 전부터 매일 한 알씩 먹고 있는 PPG(폴리코사놀, 현지어로 뻬뻬헤)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PPG를 먹은 후부터는 더욱 에너지가 넘치고, 힘이 세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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